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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의 마법을 찾아서 – 뉴질랜드, 체코, 폴란드를 걷다

by insightaction3 2025.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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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야 연대기의 마법을 찾아서 뉴질랜드 체코 폴란드를 걷다 썸네일

 

나니아의 문을 열다 – 6월, 마법 같은 여행의 시작

옷장 문을 열고 들어가면 펼쳐지는 신비로운 세계,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 어린 시절 이 영화를 보며, 언젠가 그곳을 직접 걸어보고 싶다는 꿈을 꾸었습니다. 이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저는 뉴질랜드, 체코, 폴란드로 떠났습니다.

여행 시기는 6월.
뉴질랜드는 초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였고, 유럽은 신록이 가득한 초여름이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차가운 공기와 푸른 하늘이 맞닿아 있었고, 다른 쪽에서는 따뜻한 햇살이 숲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한 번의 여행에서 두 가지 계절을 경험하는 특별한 기회였습니다.

 

서울에서 나니아로 – 출발부터 시작된 설렘

인천공항에서 출발 – 나니아로 가는 첫걸음

나니아로 향하는 여정은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뉴질랜드로 가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오클랜드까지 직항을 타고, 국내선을 갈아타는 것이었습니다. 대한항공과 에어뉴질랜드가 오클랜드까지 직항을 운항하며, 약 11시간 30분 정도 걸립니다.

체코와 폴란드로 가는 여정도 고려해야 했습니다. 유럽까지 가는 방법은 두 가지였습니다.

  1. 직항: 인천 > 프라하 (대한항공, 약 11시간)
  2. 경유: 인천 > 독일(프랑크푸르트) > 프라하 (루프트한자, 약 14시간)

결국 저는 뉴질랜드부터 시작하는 경로를 선택했습니다.

 

 비행기에서의 첫 번째 마법 – 구름 위에서 꿈꾸다

비행기가 활주로를 빠르게 달리며 하늘로 떠올랐습니다. 창밖으로 서서히 작아지는 서울의 야경이 보였고, 잠시 후 어둠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기내식이 제공되기 전, 따뜻한 수건이 나왔습니다. 수건을 얼굴에 가져다 대는 순간, 기내의 건조함이 잠시나마 사라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식사가 제공되었습니다.

메뉴는 불고기 덮밥과 뉴질랜드식 치킨 파이. 기내식 치고는 꽤 맛이 괜찮았습니다. 특히 치킨 파이는 바삭한 페이스트리 속에 따뜻한 크림소스가 부드럽게 퍼지며 입안을 감싸는 맛이었습니다.

비행기 안은 조용했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별들은 평소보다 훨씬 가까워 보였습니다. 그렇게 영화 나니아 연대기를 다시 보며, 나니아로 향하는 기분을 만끽했습니다.

 

뉴질랜드 – 아슬란의 왕국을 거닐다

퀸스타운과 글렌오키 – 웅장한 초원의 시작

뉴질랜드의 남섬, 퀸스타운(Queenstown)에 도착했을 때,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스쳤습니다. 공항에서 나와 렌터카를 타고 한 시간 정도 달리니, 초록빛이 가득한 글렌오키(Glenorchy) 가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이곳은 영화에서 피터, 수잔, 에드먼드, 루시가 처음으로 나니아에 도착해 넓은 초원을 가로질러 달렸던 장소입니다. 눈을 감고 깊이 숨을 들이마시니, 풀과 흙, 그리고 멀리서 불어오는 바람의 냄새가 어우러진 자연의 향이 느껴졌습니다.

여행 팁:
- 퀸스타운에서 글렌오키까지는 대중교통이 없으므로 렌터카 필수
- 뉴질랜드는 좌측 통행, 운전이 익숙하지 않다면 조심해야 함
- 초원에서 사진을 찍을 때 낮은 앵글을 활용하면 더욱 영화 같은 장면 연출 가능

 

체코 – 마법의 숲을 걷다

아드르쉬파흐 – 신비로운 바위 숲

프라하에서 기차를 타고 약 세 시간, 아드르쉬파흐 바위숲(Adršpach-Teplice Rocks) 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영화 속에서 하얀 마녀가 루시를 처음 만났던 숲과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곳입니다.

나무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이 바위를 타고 흘러내렸고, 공기에는 습기가 가득 찬 듯 상쾌한 나무 향이 맴돌았습니다. 깊은 숲속을 걷다 보면 마치 누군가가 숨어서 지켜보고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가는 방법:

  • 프라하(Prague)에서 기차 또는 버스 이용 (약 3시간 소요)
  • 도착 후 숲 입구까지 셔틀버스 이용 가능

 

폴란드 – 나니아의 겨울 왕국

타트라 국립공원 – 얼어붙은 왕국 속으로

6월의 폴란드는 초여름의 따뜻한 공기가 감돌았지만, 타트라 국립공원의 깊숙한 산속으로 들어설수록 공기는 점점 서늘해졌습니다. 멀리 보이는 설산 위로 안개가 희미하게 내려앉았고, 차가운 바람이 조용히 숲을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하얀 마녀가 지배하던 겨울 왕국을 떠올리며, 저는 설피를 신고 조심스럽게 눈 위를 걸어 올라갔습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바삭거리는 눈이 부드럽게 눌리는 소리가 들렸고, 차가운 공기가 볼을 스치며 신선한 겨울 냄새를 전해주었습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코끝이 시려왔지만, 그 차가운 공기마저도 온몸을 깨우는 듯 상쾌했습니다.

오랜 산행 끝에 국립공원 내의 작은 오두막 레스토랑에 도착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따뜻한 벽난로의 불빛이 반겨주었고, 은은한 나무 타는 냄새가 공기 속에 가득했습니다. 테이블에 앉아 주문한 Miód z Cytryną(꿀차) 가 나왔을 때, 뜨겁게 김이 피어오르는 잔에서 달콤한 꿀 향과 상큼한 레몬 향이 퍼져 나왔습니다.

한 모금을 천천히 입에 머금자, 따뜻한 꿀이 목을 부드럽게 감싸고 차가웠던 몸이 서서히 녹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찻잔을 손에 감싸 쥐고 창밖을 바라보니, 나니아 속에서 겨울을 맞이한 루시처럼 이곳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요한 순간이 찾아왔습니다.

여행 팁:

  • 겨울철 방문 시 방한 장비 필수, 여름에도 고지대는 기온이 낮아 겉옷 필수 준비
  • 따뜻한 꿀차(Miód z Cytryną) 꼭 맛볼 것, 꿀의 깊은 단맛과 레몬의 상큼함이 몸을 따뜻하게 감싸 줌
  • 국립공원의 오두막 레스토랑은 현금 결제만 가능한 곳이 많으므로, 소액의 현금 준비 추천

 

 

뉴질랜드 퀸스타운

 

나니아 연대기(The Chronicles of Narnia)의 마법을 찾아서 – 뉴질랜드, 체코, 폴란드를 걷다

 

옷장 문을 열었을 때, 루시는 차가운 눈밭 위에 서 있었습니다. 깊고 고요한 숲, 부드럽게 흩날리는 눈송이, 그리고 저 멀리 희미하게 빛나는 가로등. 그녀는 그곳이 현실인지 꿈인지 알 수 없었지만, 호기심을 따라 한 걸음씩 나아갔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이전의 루시가 아니었습니다.

나 역시 그랬습니다.

뉴질랜드의 푸른 초원 위에서 나는 바람을 맞으며 힘껏 달렸습니다. 6월의 뉴질랜드는 초겨울이 시작되는 시기였고, 글렌오키의 들판은 서늘한 바람으로 가득했습니다. 손끝을 스치는 풀잎들의 감촉, 귀를 스쳐가는 바람 소리, 그리고 먼 산맥 위로 부드럽게 깔리는 구름들. 피터가 나니아의 왕이 되어 전장을 향해 말을 달리던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영화 속에서 피터는 처음엔 두려움을 가졌지만, 결국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깨닫고 운명을 받아들였습니다. 나는 그 초원을 달리며 마치 그와 같은 용기를 배운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체코의 아드르쉬파흐 바위 숲을 걸을 때는, 또 다른 감각이 깨어났습니다. 6월의 체코는 신록이 가득한 초여름이었지만, 이 숲속은 신비로울 만큼 서늘했습니다. 나무 사이로 흘러내리는 빛줄기, 축축한 바위에 스며든 물방울, 그리고 발 아래에서 바스락거리는 나뭇잎들. 나무 껍질을 조심스럽게 만져보니 거친 표면이 손끝에 전해졌습니다. 루시가 툼누스 씨를 처음 만났던 순간도 이랬을까요? 두려움과 설렘이 뒤섞인 채,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마주하는 그 감각.

그리고 마지막, 폴란드 타트라 국립공원의 설원. 6월의 폴란드는 초여름이었지만, 해발 2,000m가 넘는 타트라 산맥에는 여전히 차가운 공기가 감돌고 있었습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싸늘한 공기가 폐 깊숙이 스며들었고,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바삭거리는 눈의 감촉이 느껴졌습니다. 하얀 마녀가 지배하던 나니아의 얼어붙은 왕국처럼, 이곳에도 깊은 정적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아슬란이 돌아오며 눈이 녹고 봄이 찾아왔듯이, 나도 이곳에서 새로운 계절을 맞이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산행을 마친 후 작은 오두막 레스토랑에 들어섰습니다. 따뜻한 벽난로 불빛이 희미하게 흔들리고, 나무 타는 향이 은은하게 공기 속에 섞여 있었습니다. 찻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한 모금 마셨습니다. 꿀의 깊고 부드러운 단맛이 입안을 감싸고, 레몬의 상큼한 향이 혀끝에서 퍼졌습니다. 차가운 공기를 견뎌낸 뒤 마시는 이 한 잔의 차는 마치 아슬란의 숨결처럼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나니아 연대기는 결국 현실과 마법이 공존하는 세계입니다. 그리고 이 여행을 통해, 나는 그 마법이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삶 속에도 존재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뉴질랜드의 바람, 체코의 숲, 폴란드의 눈. 이 모든 것이 내가 찾은 ‘나니아’였습니다.

루시는 옷장 문을 통해 나니아로 들어갔고, 모험을 마친 뒤 다시 현실로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이전과 같은 아이가 아니었습니다. 그녀는 나니아에서 성장했고, 새로운 시각을 얻었으며,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 또한 이 여행을 통해 조금은 달라진 나를 발견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도, 우리는 각자의 나니아를 찾아가는 여행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 앞에도 또 다른 문이 나타날 것입니다. 그 문이 어디에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용기를 내어 그 문을 열 때, 새로운 모험이 시작될 것입니다.

당신의 ‘나니아’는 어디인가요? 옷장 문을 열고, 함께 떠나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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