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총성과 햇살이 공존하는 도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하다
리우데자네이루에 도착한 것은 2월의 초입, 브라질의 여름이 가장 깊고 짙은 태양을 드러낼 때였습니다. 하늘은 맑고 푸르렀으며, 비행기 문이 열리자마자 습한 열기가 몸을 감쌌습니다. 그 순간, 영화 《시티 오브 갓(Cidade de Deus, 2002)》의 도입부가 제 눈앞에 펼쳐지는 듯했습니다. 닭이 도망치고, 아이들이 총을 든 채 달리며 시작되던 그 장면. 낯설고 위험한 세계처럼 보였던 그 도시가, 바로 지금 제 앞에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길, 택시 창밖으로 보이는 리우의 거리 풍경은 생각보다 평온했습니다. 거리에는 삼바 리듬이 울려 퍼지고, 아이들은 거리에서 공을 차며 웃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 뒤편에는 여전히 높은 담벼락과 철문, 그리고 언덕을 타고 촘촘히 박힌 파벨라(빈민가)가 묵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곳이야말로 《시티 오브 갓》의 배경이자, 브라질 현대사의 모순이 고스란히 투영된 무대입니다.
2. 인천공항(ICN)에서 리우데자네이루(GIG) 이동 방법
구간 | 항공사/이동 수단 | 소요시간 | 비용(왕복) | 비고 |
인천(ICN) → 미국 경유 (뉴욕 JFK or 애틀랜타 ATL) → 리우(GIG) | 대한항공 + 델타항공 or 아메리칸항공 | 25~30시간 | 약 160만~220만 원 | 미국 ESTA 또는 비자 필요 |
인천(ICN) → 유럽 경유 (파리 CDG / 프랑크푸르트 FRA / 암스테르담 AMS) → 리우(GIG) | 아시아나 + 에어프랑스, 루프트한자, KLM 등 | 23~28시간 | 약 150만~200만 원 | 유럽 경유 시 경유지별 환승 절차 상이 |
인천(ICN) → 두바이(DXB) 또는 도하(DOH) 경유 → 리우(GIG) |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 27~32시간 | 약 140만~180만 원 | 중동 노선은 가격 대비 편리 |
인천(ICN) → 상파울루(GRU) → 리우(GIG) | 대한항공 + LATAM, GOL 등 브라질 국내선 환승 | 27~35시간 | 약 150만~210만 원 | 상파울루~리우 구간은 국내선 1시간 소요 |
리우 가는 항공 루트 선택 팁
- 미국 경유: 가장 항공편이 많고 안정적이나 ESTA(미국 전자여행허가) 필수
- 유럽 경유: 경유지에서 숙박하거나 관광도 가능해 장거리 여행 시 유리
- 중동 경유: 저렴한 가격, 최신 기재, 비교적 긴 환승 대기 시간
- 상파울루 경유: 브라질 내 다른 도시 먼저 본 후 리우로 이동 가능
유의사항
- 리우 직항은 없습니다. 반드시 1~2회 경유 필요
- 황열병 예방접종 권장: 브라질 일부 지역 및 항공사 요구 (출국 전 최소 10일 전 접종)
- 영어 사용 어려움: 리우 현지에서는 영어보다 기초 포르투갈어가 더 유용
- 입국 시 비자 면제(90일 이내 체류)**이지만, 경유국 별 비자 필요 여부 확인 필수
여행 실전 정보 – 리우데자네이루까지 가는 길과 현지 팁
인천공항(ICN)에서 리우데자네이루(GIG)까지는 직항이 없어 대부분 미국이나 유럽을 경유해야 합니다. 제가 이용한 루트는 인천 → 뉴욕(JFK) → 리우였습니다. 총 소요 시간은 대기 포함 약 27시간, 항공권은 왕복 기준 약 160만 원이 들었습니다.
브라질 입국에는 비자가 면제(90일 체류 가능)이지만, 백신 접종 증명서(특히 황열병)는 항공사나 경유국에 따라 요구할 수 있으므로 사전 확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리우 시내의 치안은 여전히 민감한 문제입니다. 특히 파벨라 지역은 반드시 현지 공식 가이드를 통한 투어만 이용하시고, 밤에는 절대 혼자 다니지 마시길 바랍니다. 번화가라도 휴대폰을 꺼내어 사용하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내에서 우버는 안전한 교통 수단이며, 대부분 영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포르투갈어 인사말은 익혀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좋은 여행 시기는 브라질의 건기인 5월~9월입니다. 제가 다녀온 2월은 축제가 많은 시즌이라 활기가 있지만, 날씨가 덥고 소매치기 등의 위험도 많았습니다.
3. 파벨라에 들어서다 – 시티 오브 갓의 진짜 얼굴
‘Cidade de Deus’는 실제 존재하는 지역입니다. 영화는 이곳의 1960~80년대를 다뤘지만, 저는 2024년의 시티 오브 갓을 걷고 있었습니다. 저는 공식적인 파벨라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가이드와 함께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무작정 들어가면 위험하다는 조언은 브라질 현지인들조차 반복해서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첫 발을 들여놓은 순간, 공기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좁은 골목마다 연기 냄새, 튀김 냄새, 휘발유와 담배의 향이 섞여 있었고, 벽마다 스프레이로 그려진 그래피티는 범죄와 예술 사이 어디쯤 걸쳐 있는 감정을 뿜어내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로켓이 카메라를 손에 쥐던 순간처럼, 저도 카메라를 조심스레 꺼내며 한 장, 한 장을 신중하게 눌렀습니다.
로켓은 총이 아닌 ‘카메라’로 세상을 본 인물이었습니다. 그의 시선을 빌려 바라본 시티 오브 갓은 총성과 피만으로 가득하지 않았습니다. 삶, 생존, 성장, 웃음, 희망 같은 것들도 함께 있었습니다. 언덕 위로 올라가던 도중 만난 한 소년이 저에게 환히 웃으며 인사하던 그 장면은, 영화 속 어떤 대사보다도 더 깊게 박혔습니다.
4. 영화 속 골목, 현실의 언덕 – 기억을 새긴 풍경들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리틀 제가 권력의 정점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보던 언덕의 풍경입니다. 저는 그와 비슷한 위치에 섰습니다. 다만 지금의 언덕은 과거와는 조금 달랐습니다. 지붕에는 위성 안테나가 올라와 있었고, 곳곳에는 경찰의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그래도 변하지 않은 건 있었습니다. 먼지, 사람들의 웃음, 그리고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레게와 삼바의 리듬.
이곳에선 삶이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누군가는 야자수를 깎아 쥬스를 팔고 있었고, 다른 누군가는 벽에 기대어 드럼을 두드리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 ‘나’가 카메라로 세상을 기록하던 그 의지처럼, 저도 제 감각으로 이 도시의 결을 느끼고 싶었습니다.
이곳에서 추천하고 싶은 준비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튼튼한 운동화, 현지 지폐를 조금씩 나누어 보관한 작은 지갑, 생수, 그리고 무엇보다 열린 마음입니다. 카메라는 허가 받은 지역에서만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가이드와 함께 다니는 것을 절대 잊지 마셔야 합니다.
5. 시티 오브 갓(City of God),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태양 아래, 총성보다 강한 삶의 향기
색채와 소리의 향연 – 영화 프레임을 넘어선 리우의 진짜 얼굴
파벨라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영화 속 장면들이 현실과 겹쳐졌습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으니, 벽마다 화려한 색채의 그래피티가 있었고, 집집마다 각기 다른 색깔로 칠해져 있었습니다. 영화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생생한 색채의 향연이었습니다.
"여기가 리틀 제의 집이었던 곳입니다," 가이드가 말했습니다. 영화 속 악역의 이름을 듣자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이제 작은 빵집이 들어서 있었고, 갓 구운 빵 냄새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맛보시겠어요?" 주인이 따뜻한 미소와 함께 빵을 건넸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시티 오브 갓은 폭력의 도시가 아닌, 생존과 희망의 도시였습니다. 입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빵의 맛은 이곳의 진짜 맛, 삶의 맛이었습니다.
삼바의 리듬 속에서 춤추는 희망 – 영화 너머의 현실을 마주하다
오후가 되자 골목 곳곳에서 음악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속 긴장감 넘치는 배경음악과는 달리, 실제 파벨라는 삼바의 리듬으로 살아 숨쉬고 있었습니다. 한 광장에 도착하니 아이들이 축구를 하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부세페가 축구를 하던 바로 그 장소였습니다.
"아저씨도 같이 하실래요?" 한 소년이 공을 건네며 물었습니다. 서툰 포르투갈어로 대답하며 아이들과 어울리니, 영화 속 긴장감은 사라지고 웃음소리만 가득했습니다.
"영화만 봤다면 이곳을 절대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저는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카메라에 담긴 아이들의 웃는 얼굴은 영화에서 본 어두운 표정들과는 너무나 달랐습니다. 그들의 눈에서는 분명 미래가 보였습니다.
태양이 지는 순간, 불빛이 말해주는 진실 – 시티 오브 갓의 밤
해가 지기 시작하자 파벨라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습니다. 수천 개의 작은 불빛들이 언덕을 수놓았고, 그 풍경은 어떤 고급 해변 리조트보다 아름다웠습니다. 가이드는 옥상 바에서 해질녘을 보여주었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본 리우는 영화에서 로켓이 마지막에 사진을 찍었던 바로 그 풍경이었습니다.
"영화 마지막에 로켓이 찍은 사진 기억하세요? 그가 비로소 자신의 길을 찾은 순간이었죠." 가이드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녁 식사로 맛본 페이조아다의 풍미는 리우의 복잡함을 그대로 담고 있었습니다. 콩과 고기의 조화, 매콤함과 고소함이 어우러진 맛은 마치 이 도시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맛보는 것 같았습니다.
시티 오브 갓, 새로운 시작의 문턱에서 – 여행의 마침표가 된 로켓의 말
호텔로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창밖을 바라보니, 리우의 밤 풍경이 마치 영화의 엔딩 크레딧처럼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로켓의 마지막 독백이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난 여전히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 그게 내 인생의 출구야."
리우는 저에게도 출구를 보여주었습니다. 그것은 선입견을 넘어서는 용기, 이미지 너머의 진실을 보는 지혜였습니다. 여행 일기장 마지막 페이지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시티 오브 갓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저는 다시 그 도시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곳은 아직도 살아 있고,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총성보다 강한 삶의 향기, 그것이 진짜 리우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날 밤, 카메라 속에 담긴 수백 장의 사진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로켓처럼, 저도 눈으로 세상을 찍었고, 그 영상들은 이제 제 안에서 영원히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