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니셰린의 밴시, 그 섬에 가면 마음이 조용해진다
– 아일랜드 이니셔 섬 영화촬영지 실제 여행기와 오감의 기록
9월, 저는 <이니셰린의 밴시(The Banshees of Inisherin)> 촬영지였던 아일랜드 서부의 조그마한 섬, 이니셔(Inisheer) 섬에 다녀왔습니다.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건, 그 이상하게 고요한 풍경과 인간관계의 절망 너머에서 피어나는 감정의 여운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 하나하나가 찍힌 그곳에, 실제로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실제로 도착한 그날, 공기는 비에 젖은 흙냄새와 이끼의 내음으로 가득했고, 하늘은 낮게 깔린 회색빛이었지만 이상하게 따뜻했습니다.
마치 오래된 친구의 침묵처럼요.
2.인천공항에서 이니셔 섬(Inisheer) 이동 경로 요약표
단계 | 구간 | 교통수단 | 소요시간(평균) | 비용(예상 기준) | 비고 |
1 | 인천(ICN) → 더블린(DUB) | 국제선 항공 (경유 포함) | 약 14~16시간 | ₩900,000 ~ ₩1,300,000 | KLM, 에어프랑스, 카타르 등 경유편 |
2 | 더블린 공항 → 골웨이 시티 | 고속버스 또는 기차 | 약 2.5~3시간 | 약 €20~€30 (₩30,000~45,000) | Bus Éireann 또는 Irish Rail |
3 | 골웨이 → 둘린(Doolin) | 지역버스 또는 렌터카 | 약 1.5시간 | 버스 약 €15 / 렌터카 일일 ₩100,000 내외 | 버스는 하루 2~3편 |
4 | 둘린항 → 이니셔 섬 | 페리 | 약 30~35분 | 왕복 €30 내외 (₩45,000) | Doolin2Aran Ferries 또는 Aran Island Ferries 이용 |
전체 예상 소요시간:
약 18시간 내외 (이동 + 환승 대기 포함)
전체 평균 비용:
약 ₩1,100,000 ~ ₩1,500,000 (항공 + 육상 + 페리 포함)
(비수기/성수기 및 예약 시점에 따라 변동)
추가 팁
- 항공권은 최소 1~2개월 전 예매 시 저렴하게 구매 가능하며, 직항은 없고 대부분 유럽 도시 경유입니다.
- 골웨이 ↔ 둘린 구간은 렌터카가 유연성은 있지만 운전에 자신 없다면 버스 이용도 무방합니다.
- 둘린 → 이니셔 섬 페리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운항 변동이 있으므로 반드시 사전 예약 및 기상 확인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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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화 장면을 따라 걷다 – 이니셔 섬의 바람과 돌담들
이니셔 섬은 <이니셰린의 밴시>의 주무대 중 하나입니다.
영화 속에서 콜름이 바다를 바라보며 피리를 불던 절벽가, 파드릭이 낙담해 걷던 좁은 돌담길,
그리고 마차를 몰고 가던 그 구불구불한 바닷길, 모두 이 섬에 존재합니다.
실제로 도보로 하루면 섬을 충분히 둘러볼 수 있고,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돌담길을 걷는 시간이었습니다.
짧은 구름의 그림자가 푸르스름하게 움직이는 툰드라 위로, 습기가 섞인 바람이 턱을 스치고 지나가면
바로 옆 돌담 너머에서 양이 한 마리 울고 있습니다. 그 고요함을 깨는 소리조차 음악처럼 들리는 공간이었습니다.
그 길을 걷다가 실제 영화 속 장면처럼, 혼잣말을 하게 되더군요. “왜 이토록 외롭고도 평화롭지?”
4. 여행의 준비 – 가기 전 꼭 알아야 할 것들
저는 더블린에서 출발해 골웨이까지 기차로 이동했고, 거기서 다시 아란제도(Aran Islands)행 배를 탔습니다.
이니셔는 그중 가장 작은 섬으로, Doolin Pier(둘린항)에서 출발하는 페리로 약 35분이면 도착합니다.
페리 시간은 계절과 요일에 따라 다르므로 방문 전 반드시 공식 홈페이지에서 최신 스케줄을 확인해야 합니다.
2025년 현재 요금은 성인 기준 왕복 약 €30입니다.
날씨가 매우 변덕스럽기 때문에, 비바람과 체온 유지를 위한 방풍재킷, 방수 신발은 필수입니다.
사진 촬영을 위해 ND필터와 삼각대, 영화 속 장면을 재현하고 싶다면 오래된 노트나 피리 같은 소품도 좋습니다.
5. 영화 속 풍경과 감정은 실제로 존재합니다
이니셔의 돌담은 사람 키보다 높은 것도 있습니다.
영화에서 콜름이 그 벽 너머로 파드릭을 보지 않으려 애썼던 그 장면이 그대로 머릿속에 그려졌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 돌담 앞에 서보면, 왜 그렇게 답답하고 왜 그렇게 간절했는지 이해됩니다.
그 담장은 누군가를 막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를 지키기 위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 9월의 공기는 생각보다 시원했고, 햇살은 따뜻했습니다.
습한 공기 덕분에 피부에 바람이 닿는 감촉이 생생했고, 멀리 들리는 바닷물 부딪히는 소리는 잔잔하면서도 리듬감이 있었습니다.
가장 좋았던 시간은 해가 지기 전 5시 즈음. 섬 전체가 황금빛으로 물들면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조용히, 그러나 강하게 머릿속을 울렸습니다.
6. 여행에서 배운 것 – 조용한 삶의 무게
이니셔 섬에는 카페 하나, 펍 한두 곳, 자전거 대여소,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살고 있는 몇 개의 민가가 전부입니다.
관광지라고 하기엔 너무 조용하고, 섬이라기엔 너무 묵직한 곳입니다.
그곳에서 저는 여행보다 중요한 걸 배웠습니다.
누구에게나 침묵해야 할 시간이 있고, 또 누군가를 놓아야 할 때가 있다는 것 말입니다.
콜름이 피리를 불며 생각했을 감정이,
파드릭이 슬픔을 감추고 멀어지는 배를 바라보며 느꼈을 고독이,
그 섬에 남아 있는 듯했습니다.
7. 실전 여행 정보 (2025년 기준)
- 출국 항공: 인천 → 더블린 (KLM, 에어프랑스, 카타르 항공 등 경유편 평균 ₩900,000~₩1,300,000)
- 더블린 → 골웨이: 기차 약 2.5시간, 요금 약 €18~€25
- 골웨이 → 둘린: 버스 약 1시간 소요
- 둘린항 → 이니셔 섬: 페리 왕복 €30 내외 (Aran Island Ferries 또는 Doolin2Aran Ferries 이용)
- 숙소: 섬 내 B&B 평균 1박 €80~€100, 성수기 사전 예약 필수
- 식사: 현지 카페 또는 민박에서 조식 제공, 레스토랑은 선택지 제한적
- 통신: 와이파이 미약, 유심 사용 추천 (Three.ie 유심 카드 구입)
유의사항
- 날씨 확인은 필수입니다. 섬 날씨는 예고 없이 변하며 페리가 취소될 수 있으니, 당일 아침 반드시 운영 여부 확인 바랍니다.
- 성수기(6~8월)는 숙소와 페리 예약이 조기 마감되므로 최소 2주 전에는 일정 확정이 필요합니다.
- 드론 촬영은 제한되며, 현지 주민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사전 허가가 필요한 구간도 있습니다.
- 가장 적합한 방문 시기: 5월~9월 / 제가 방문한 9월은 관광객이 적고 날씨도 쾌적해 추천드립니다.
8. 이니셰린의 밴시 그리고 이니셔에서 배운 삶의 조각들
마지막 날, 해 질 무렵 다시 해변에 섰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파드릭이 콜름에게 말하던 그 순간처럼,
그저 말없이 바다를 바라보았습니다.
이니셔 섬은 단순한 촬영지가 아닙니다.
그곳은 당신이 잊고 있던 침묵의 힘, 관계의 무게, 고요 속의 치유를 다시 꺼내 보여주는 ‘사람 없는 대사’ 같은 공간입니다.
카메라가 꺼진 뒤에도 남아 있는 감정이 있고, 여행이 끝난 뒤에도 돌아보게 되는 장면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섬에선, 마음이 조용해지는 시간이 분명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9. 이니셰린의 밴시, 그 섬에 가면 마음이 조용해진다
그리고, 마음에 남는 식탁 위의 풍경
“넌 착한 사람이야, 파드릭. 하지만 이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그 말이 귓가를 맴돌았던 오후, 나는 고요한 섬의 카페에서 홍차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밖에선 바람이 돌담을 스치고, 안에서는 오래된 목재 테이블에 햇살이 고여 있었습니다.
1) Tigh Ned’s – 이니셔에서 가장 오래된 펍, 영화 속 대사를 떠올리며 마신 흑맥주 한 잔
Tigh Ned’s Pub은 이니셔 섬 중심에 위치한 유서 깊은 펍입니다.
영화 속 펍 장면은 이곳에서 촬영되진 않았지만, 그 분위기와 정서의 원형은 분명 이 공간에 담겨 있습니다.
낮에는 지역 어부들이 흑맥주를 기울이고, 저녁이면 전통음악이 울려 퍼집니다.
- 주소: Main Street, Inisheer, Aran Islands, Co. Galway, Ireland
- 가는 방법: 페리 도착 후 선착장에서 도보 5분
- 분위기: 나무 벽과 벤치, 낡은 벽난로, 손때 묻은 머그잔… 모든 것이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제가 갔던 날은 비가 오는 오후였고, 펍 안은 말수가 적은 사람들로 가득했습니다.
바텐더에게 “여기선 뭐가 제일 잘 나가나요?”라고 묻자, 그는 말없이 기네스를 따라줬습니다.
그 잔을 손에 들고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콜름이 피리를 두 손에 쥔 채 창가에 앉아 있던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고요함 속에 감정이 녹아 있는, 그런 공간이었습니다.
2) Teach an Tae – 돌담 너머에 숨어 있는 집 같은 카페
섬의 북서쪽 끝, 바닷길을 따라 걷다 보면 돌담에 숨어 있는 작은 찻집 Teach an Tae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카페라기보다는 누군가의 부엌에 초대받은 듯한 공간이며, 현지인들이 아침을 먹거나 늦은 오후 티타임을 갖는 곳입니다.
- 이름: Teach an Tae (티차 언 타이 – "차의 집")
- 주소: Inisheer, Galway, Ireland
- 대표 메뉴: 홈메이드 스콘, 라즈베리 잼, 얼그레이 밀크티
- 가는 방법: 선착장에서 자전거로 10분 / 도보로 25분
- 운영 시간: 오전 10시 ~ 오후 5시 (계절별 유동 있음)
차를 마시던 테이블 너머로 한 노부부가 조용히 신문을 넘기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영화 속 시오반이 파드릭에게 말하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넌 가끔 너무 순수해서, 현실이 널 무너뜨릴까 봐 걱정돼.”
그 말처럼 이 카페의 공기에는 순수한 무언가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말을 아끼는 건, 말보다 공간이 더 많은 걸 말해주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3) B&B 숙소의 조식 – 창밖으로 흑백 바다가 흐르는 아침
이니셔의 대부분 숙소는 B&B 형태이며, 그중 South Aran House는 따뜻한 환대와 함께 아일랜드식 아침 식사를 제공합니다.
아침이면 주인이 손수 차린 식탁에 스크램블 에그와 훈제 연어, 그리고 갓 구운 브라운브레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 주소: South Aran House, Inisheer, Co. Galway
- 대표 식사: 스크램블 에그, 훈제 연어, 아이리시 브라운브레드
- 창밖 풍경: 절벽과 잿빛 바다, 그리고 안개 속 아란제도의 실루엣들
이 아침은 영화의 톤과도 닮아 있었습니다.
회색과 흰색, 갈색이 겹쳐진 접시 위의 음식은 담백했지만 맛은 진했습니다.
누군가와 말없이 아침을 나누는 순간이, 오히려 더 깊은 위로가 되던 날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장면처럼, 테이블 위에도 감정이 있었다
파드릭이 마지막으로 콜름에게 말을 건네던 절벽 위 장면처럼,
저는 Teach an Tae에서 차를 마시며 ‘이곳을 떠나는 것’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누군가를 떠나는 일, 무언가를 놓는 일, 혹은 다시 다가가는 일은 어쩌면
티스푼 하나를 조심스럽게 내려놓는 일처럼 조용히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아일랜드의 식사는 짠내나 단맛보다 풍경과 함께 먹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음식이 단조롭더라도, 그 기억은 입이 아닌 감정에 남습니다.
그리고 그 섬에서는, 차를 마시며 침묵을 배웠습니다
이니셔 섬에서의 식사는 곧 ‘관계’에 대한 은유였습니다.
함께 무언가를 나누지만, 꼭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
그래서 이 섬의 맛집은 ‘요리가 특별한 곳’이 아니라,
‘공간이 말을 걸어오는 곳’이었습니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 다시 <이니셰린의 밴시>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느꼈습니다.
그 영화는 사람의 이야기가 아니라, 공간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요.
그 감정은, 그 맛은, 그 말은… 모두 이니셔의 바람과 식탁 위에 남아 있었습니다.
※ 본 정보는 2025년 5월 기준이며, 장소의 운영 시간 및 위치 정보는 여행 전 반드시 최신 정보를 확인해주시기 바랍니다.
10. 이니셰린의 밴시, 그 섬에 가면 마음이 조용해진다
영화와 여행,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던 이야기들
마음이 멈추는 섬, 고요한 것들이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단지 더 이상 평범한 대화를 하고 싶지 않아. 음악을 만들고 싶어.” – 콜름
이니셔 섬을 걷다 보면, 영화 속 콜름이 왜 그렇게 침묵과 거리두기를 선택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합니다.
바닷바람이 붉은 이끼를 스친 뒤 들려오는 물결 소리, 담장 너머 양들의 발자국 소리, 그리고 바다에 반사된 흐린 햇살까지도
마치 하나의 교향곡처럼 들렸습니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고요가 이곳에 있었고, 그 고요는 오히려 제 안의 소음을 비워냈습니다.
영화 속 장면 중, 콜름이 절벽 위에서 바다를 등지고 피리를 불던 장면이 있었지요.
그곳에 직접 서보니, 아무 말 없이도 누군가에게 많은 걸 말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말보다는 공간이, 관계보다는 거리감이, 때론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누군가를 놓는 연습, 섬이 가르쳐준 감정의 거리두기
“넌 착한 사람이야, 파드릭. 하지만 이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 파드릭
여행 중 섬의 좁은 골목을 혼자 걷던 날, 영화에서 파드릭이 콜름의 변화에 분노하면서도 결국 이해하게 되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그 길은 마치 인간관계의 거리감을 그대로 재현한 듯했습니다.
가까웠던 누군가와의 균열, 그리고 그 틈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지나쳐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은
이니셔 섬의 무채색 풍경 속에서 더 또렷해졌습니다.
콜름이 단호하게 피리를 택하고, 파드릭이 분노 끝에 침묵을 배우게 되는 그 여정은,
사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관계의 계절들과도 닮아 있습니다.
이 섬은 그 단절을 미워하지 않고, 조용히 품어주는 곳이었습니다.
여행이 영화가 되고, 영화가 나의 마음을 바꿨다
“다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 파드릭
영화 <이니셰린의 밴시>는 어쩌면 거대한 사건보다 더 중요한 ‘작은 감정’들을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이니셔 섬은 그런 작고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조용히 체감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해가 기울 무렵, 바다를 바라보며 그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던 그 순간.
파드릭의 이 마지막 질문이 마음속에서 계속 울렸습니다.
우리는 모두 누군가와 멀어지고, 또 다시 가까워지며 살아갑니다.
이 여행은 단순한 풍경 감상이 아닌, 인간관계와 내면을 마주하는 ‘영화 같은 여행’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다녀온 지금, 저는 다시 누군가에게 조용히 다가갈 준비가 된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