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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Cast Away) 촬영지, 피지 모누루아섬 여행기 (영화 속 고립의 섬에서 찾은 자유)

by insightaction3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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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트 어웨이 피지 모누루아섬 여행기 썸네일

 

1. 캐스트 어웨이 촬영지, 피지 모누루아섬 여행기

 

“윌슨!”이라는 대사로 전 세계 영화팬들의 기억 속에 깊이 남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Cast Away, 2000). 이 영화의 주요 촬영지였던 피지의 ‘모누루아 섬(Monuriki Island)’은 실제로 존재하는 천국 같은 섬입니다. 10년 동안 영화 촬영지를 찾아다니며 여행해온 제가 이 섬을 직접 찾았을 때 느꼈던 공기, 햇살, 파도 소리, 그리고 현지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이야기까지. 이 글을 통해 단순한 관광이 아닌 ‘영화를 직접 체험하는 여행’을 꿈꾸는 분들에게 살아 있는 감성과 현실적인 팁을 모두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을 피지의 고립된 섬으로 안내합니다.

 

 

2. 인천공항에서 피지 모누루아섬 이동 경로

구간 교통 수단 소요 시간 대략적인 비용 (KRW 기준) 상세 설명
인천공항 → 시드니 or 오클랜드 (경유지) 국제선 항공 약 10~11시간 약 90만 ~ 130만 원 (왕복) 피지행 직항은 없으며, 호주/뉴질랜드 경유 필수
경유지 → 나디(Nadi) 국제공항 국제선 항공 약 3.5~4시간 포함 or 추가 약 30만 원 내외 항공사 연계 시 패키지 구성 가능
나디 공항 → 포트 데나라우 (Port Denarau) 택시 or 셔틀 약 25~30분 택시 약 3~4만 원 / 셔틀 약 1.5만 원 공항 외부 택시 부스 또는 Grab 앱 이용
포트 데나라우 → 모누루아 섬 인근 해역 전용 크루즈 or 보트 투어 약 1시간 30분~2시간 왕복 약 15~25만 원 (투어 포함) ‘South Sea Cruises’ 이용, 점심 포함
섬 상륙 및 자유 시간 도보 & 해양 액티비티 당일 일정 (4~5시간 체류) 포함 무인도라 개별 숙박 불가, 당일 투어만 가능

 

추가 팁

  • 항공권은 최소 2~3개월 전 예약 시 저렴하게 가능하며, 왕복 기준 120만~160만 원 선입니다.
  • 모누루아섬 투어는 사전 예약 필수입니다. 현지 도착 후 당일 예약은 어렵고, ‘South Sea Cruises’ 또는 ‘Captain Cook Cruises’에서 운영합니다.
  • 날씨와 파도 조건에 따라 운항이 취소될 수 있으니, 출국 전 1~2일 전까지 현지 기상 확인 필수입니다.
  • 여행 총 소요 시간 (인천 → 모누루아 섬 도착까지): 약 18~22시간

 

 

3. 영화 속 그 섬, 모누루아에서 보낸 하루

모누루아 섬에 발을 딛는 순간, 가장 먼저 들려온 것은 바람이 야자수 잎을 스치며 내는 사각거리는 소리였습니다. 톰 행크스가 연기한 주인공 척 놀랜드처럼, 나 역시 무거운 배낭 하나에 의지해 섬에 도착했습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발밑을 감싸는 하얀 산호 모래, 푸르스름한 바다가 시야 전체를 감쌌습니다.

영화 속에서 척이 자신의 터전으로 삼았던 바위 언덕은 실제로 섬의 북서쪽에 위치해 있으며, 거기 올라서면 탁 트인 태평양이 360도로 펼쳐집니다. 그 언덕 위에 앉아 눈을 감으면 영화의 장면들이 그대로 되살아납니다. 아무것도 없는 섬에서 살아가기 위해 매일 파도를 관찰하고, 불을 피우고, 코코넛을 따내던 척의 모습이 자신과 겹쳐지기도 했습니다.

햇살은 따뜻하지만 피부를 데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기는 3월 초였고, 우기와 건기가 나뉘는 피지에서는 건기 초입인 5월부터 10월 사이가 가장 쾌적합니다. 3월의 피지는 흐린 날도 있었지만, 모누루아에서는 구름이 잠시 머물렀다가도 이내 햇빛이 강하게 다시 돌아옵니다.

현지에서 만난 선장 ‘루이’는 이 섬에 수없이 다녀간 사람입니다. 그는 제게 영화 촬영 당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제작진이 섬의 환경을 최대한 해치지 않기 위해 세심한 배려를 했고, 섬에 머물렀던 몇 주 동안 대부분의 장비는 인근 섬에서 실어 날랐다고 합니다. “이 섬은 원래 신성한 장소였어. 영화 덕분에 유명해졌지만, 여전히 조심히 다루어야 해.”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4. 모누루아 섬으로 가는 방법과 준비물

피지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간단하지만, 다소 긴 여정을 준비해야 합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피지의 나디(Nadi) 국제공항까지는 직항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호주 시드니나 뉴질랜드 오클랜드를 경유해야 합니다. 저는 시드니를 경유해 약 14시간에 걸쳐 나디에 도착했습니다.

나디에서 다시 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는 포트 데나라우(Port Denarau)까지 이동하고, 이곳에서 모누루아 섬 인근으로 향하는 소형 보트나 투어 프로그램을 예약해야 합니다. 저는 ‘South Sea Cruises’의 전용 투어를 이용했습니다. 모누루아는 무인도이기에 당일 투어로만 방문할 수 있고, 캠핑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준비물

  • 발수 기능이 있는 얇은 등산 자켓 (모래 바람이 잦음)
  • 접이식 방수 돗자리 (영화 속 장면처럼 해변에 앉아 쉬기 위해)
  • 방수팩에 담긴 영화 대사집 (이상하게도, 그곳에서 읊는 대사는 더 감정이 실립니다)
  • 스노클링 장비 (바닷속이 정말 맑습니다)
  • 고단백 간식 (섬 안에는 음식 제공이 없습니다)

사진 촬영 시에는 드론보다 손에 들고 찍는 디지털카메라가 더 적합했습니다. 드론은 바람이 매우 강한 날이 많아 안전하게 날리기 어렵고, 현지에서도 환경 보호를 이유로 제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5. 섬에서 만난 영화, 그리고 나의 이야기

영화 속에서 척은 고립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찾습니다. 현대 문명으로부터 완전히 단절된 환경에서, 그는 오히려 자신을 가장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저는 그 장면을 모누루아의 서쪽 해변에서 떠올렸습니다. 그곳은 영화 속에서 그가 매일 바다를 바라보며 탈출을 고민했던 곳입니다.

그 해변에서 혼자 앉아 있을 때, 바람은 귓가를 감싸며 “아직 너는 살아있다”는 메시지를 주는 듯했습니다. 바다는 파도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나에게 존재의 무게를 알려주었습니다.

제가 영화처럼 코코넛을 깨기 위해 작은 돌을 들고 시도했을 때, 처음에는 실패했습니다. 그때 마침 옆에 있던 투어 가이드가 웃으며 “처음엔 다 그래요”라며 코코넛 깨는 법을 알려주었고, 이 작은 에피소드 하나가 그날의 유일한 대화이자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습니다.

영화 속 ‘윌슨’과의 교감을 이해하게 된 것도 이 섬에서였습니다. 인간은 관계를 갈망하며, 고독 속에서도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싶어 합니다. 실제로 해변 모래에 이름을 새기고, 나뭇잎에 글씨를 쓰며 대화하듯 시간을 보낸 하루는 제 마음을 평화롭게 했습니다.

 

 

유의사항과 여행 팁

  • 모누루아 섬은 ‘무인도’입니다. 투어로만 입장 가능하며, 비상사태 발생 시 구조가 지연될 수 있으니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면 무리한 방문은 피하세요.
  • 섬 내부에서는 어떤 물건도 가져가거나 버려서는 안 됩니다. ‘Leave no trace’ 원칙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 여권 사본은 온라인과 USB에 백업해두고, 현금은 최소한만 소지하세요. 대부분의 투어는 온라인 결제 후 바우처 지참만으로 가능하지만, 팁 문화가 있으므로 약간의 현지 화폐를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 날씨 정보는 출발 전 ‘Accuweather’ 혹은 ‘Windy’ 앱을 통해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바람이 강하면 투어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6. 모누루아 섬, 그리고 현실로 돌아온 후에도 여운이 남는 그 맛

“나는 살아남았다(I survived).” – Cast Away

 

그 고립의 섬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척처럼, 하루를 마치고 돌아온 나는 다시 문명 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운을 이어가기 위해 찾은 곳은, 단순한 식사가 아닌 '회복'의 장소였습니다.

 

 

1) The Boatshed Restaurant – 영화 속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맛의 기억

주소: Wailoaloa Beach Rd, Nadi, Fiji
가는 방법: 나디 국제공항에서 차로 약 20분. 택시 혹은 그랩 이용 가능
분위기: 석양이 내려앉는 바닷가에 위치한 우드 데크 스타일의 시푸드 레스토랑. 바람과 파도가 조용히 음악처럼 흘러갑니다.

모누루아 섬에서 돌아온 첫날 저녁, 저는 나디 해안가에 있는 이곳 The Boatshed에 앉아 있었습니다. 등 뒤로는 하루의 햇살이 남은 채, 코코넛 나무 사이로 붉은 빛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영화 속 척이 뗏목을 타고 떠나던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그가 마지막으로 바다를 마주하며 남겼던 말, “Who knows what the tide could bring.”
그 날의 저녁은 마치 바다가 가져온 선물 같았습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피지식 생선 카레(Fijian fish curry). 고소하면서도 향신료가 깊게 스며든 국물은, 그날 파도 냄새를 기억하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신선한 그릴드 마히마히는 햇볕 아래에서 구운 듯한 담백함으로 입안에 고요한 바다를 가져다줍니다.

손에 들고 있던 맥주는 차가웠지만, 가슴속엔 뜨거운 감정이 일렁였습니다. 바다를 마주하고, 살아 있는 풍경을 다시 보는 일. 척에게도, 나에게도 그것은 ‘재생’이었습니다.

 

 

2) Bulaccino Café – 고립의 끝에서 마주한 따뜻한 커피 한 잔

주소: 5 Queens Road, Martintar, Nadi, Fiji
가는 방법: 나디 중심 Martintar 거리에 위치. 도보 및 차량 접근 모두 가능
분위기: 피지 로컬들이 즐겨 찾는 아늑하고 친근한 로스터리 카페. 여행자의 발걸음보다 현지의 일상이 더 많이 묻어나는 곳

모누루아 섬에선 커피를 마실 수 없었습니다. 물 한 모금도 조심스러운 그곳에서 커피는 사치였죠.
하지만 도시로 돌아온 어느 아침, 피지의 일상 속으로 스며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곳이 Bulaccino Café입니다.

바리스타가 내준 바닐라 빈 라떼는, 향긋하고 따뜻했습니다. 한 모금 입에 머금을 때, 섬에서 새벽마다 들리던 파도 소리가 떠올랐습니다.
아무 말 없이 마시던 중, 옆자리에서 들리던 대화 속 피지 영어 억양이 이질적이지 않고 오히려 친근하게 들렸습니다. 나는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닌, 이곳에서 삶을 잠시 공유하는 사람처럼 느껴졌습니다.

카페 한쪽 벽엔 현지 아티스트들이 남긴 드로잉과 시 한 구절이 적혀 있었는데, 그 중 한 문장이 유독 마음에 남았습니다.

 

“Even islands are never truly alone when they remember the tide.”

 

고립되어 있더라도, 바다의 흐름을 기억하는 섬처럼…
고독 속에서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3) Nadina Authentic Fijian Restaurant – 척의 ‘귀환’을 담아낸 전통의 식탁

주소: Port Denarau Marina, Denarau Island, Fiji
가는 방법: 데나라우 항구 내부, 크루즈 승선장 바로 옆
분위기: 라이브 밴드의 피지 민속 음악이 흘러나오고, 나무 식기와 전통 의상을 입은 직원들이 반겨주는 퓨전 스타일 공간

섬에서 나오는 배를 기다리며 마지막으로 들른 이 식당에서, 저는 척이 비행기로 귀환하는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비록 많은 것을 잃었지만, 더 많은 것을 안고 돌아왔습니다.

이곳에서는 피지 전통 방식으로 조리된 로보(LOVO) 요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바나나잎에 싸인 고기와 채소를 지하 화덕에서 천천히 익히는 방식인데, 입안에 넣는 순간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그 풍미는 바닷바람처럼 깊고 진했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 직원 한 명이 제게 웃으며 말했습니다.

 

“You survived the island? Then you deserve the best of the land.”

 

고립된 섬에서 살아 돌아온 여행자에게 주는 작은 축복 같았습니다. 저는 웃으며 그 말을 받아들이고, 다시 여행의 의미를 곱씹었습니다.

 

 

7. 고립에서 발견한 풍요, 그리고 맛의 기억

 

모누루아 섬은 그 자체로 영화의 한 장면이었고, 섬 밖에서 만난 맛집과 카페들은 나에게 ‘다음 장면’을 이어주는 연출이었습니다.

영화 Cast Away는 고립과 생존에 관한 이야기지만, 결국은 ‘다시 살아가는 법’에 대한 영화입니다.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낯선 곳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고, 익숙한 곳에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과정이니까요.

이곳 피지에서, 척처럼 나도 살아남았고, 그렇게 다시 나를 살아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기억을 글로 다시 마주하며 또 하나의 생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8. 영화, 그리고 여행으로 만난 진짜 나

 

영화 캐스트 어웨이는 고립 속 생존을 이야기하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자신을 마주하는 여행’입니다. 모누루아 섬은 그런 의미에서 단순한 관광지가 아닙니다. 파도, 바람, 햇살, 그리고 침묵마저도 우리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조용한 거울입니다.

제가 섬을 떠나던 날, 마지막으로 뒤돌아본 해변에서는 하얀 파도가 조용히 모래를 적시고 있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그 공간에서 저는 분명히 어떤 대화를 나눴고, 어떤 감정을 마주했습니다. 섬에 도착할 땐 그저 영화의 팬으로 왔지만, 돌아갈 때는 내 삶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고 가는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인 “나는 살아남았다”는 대사는 단순한 생존이 아닌, 자아의 발견에 대한 선언입니다. 피지의 고립된 섬, 모누루아. 그곳은 진짜 나를 찾는 사람에게만 그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지금 떠나보세요. 영화의 장면을 넘어서, 당신 자신의 이야기를 만나러 가보세요.

 

 

파도 소리에 묻은 대사, “나는 살아남았다”

“I have to keep breathing. Because tomorrow the sun will rise. Who knows what the tide could bring.” – Cast Away

“나는 계속 숨을 쉬어야 해. 왜냐하면 내일이면 태양이 떠오를 테니까. 밀물이 무엇을 가져올지 누가 알겠어.”

 

영화 캐스트 어웨이의 마지막 장면에서 척은 망망대해를 바라보며 살아 있다는 사실만으로 울먹입니다. 모누루아 섬에서의 제 하루도 그와 비슷했습니다. 그날의 햇살은 뺨을 살짝 쓰다듬을 정도로 부드러웠고, 바람은 쉼 없이 파도를 밀어 보냈습니다. 귀를 기울이면 파도 사이로 ‘숨 쉬어야 한다’는 속삭임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이곳에서 저는 자연 앞에 인간이 얼마나 작고 겸손해야 하는지를 절감했습니다. 척이 불을 피울 때 흘렸던 땀, 바다를 바라보며 느꼈던 절망은 여행자에게도 깊이 각인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서도 생은 계속된다는 감동을 깨닫게 됩니다. 그저 살아있다는 감각 하나만으로도 감사하게 되는 곳, 그것이 모누루아 섬입니다.

 

고독 속에서 피어난 온기, ‘윌슨’과의 시간

“WILSON! I’m sorry! I’m sorry, Wilson!” – Cast Away

“윌슨! 미안해! 정말 미안해, 윌슨!”

 

고립의 상징이자 위안이었던 ‘윌슨’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만든 마음의 친구입니다. 그날 해변에서 조용히 이름 하나를 모래에 써봤습니다. 내 이름도 아니고, 누군가의 이름도 아닌, 그저 내가 연결되고 싶은 세계의 조각이었습니다.

여행은 때때로 너무도 고요해서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게 합니다. 고독은 처음엔 차갑고 무겁지만, 그 안에서 스스로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면 따뜻한 언어가 됩니다. 영화 속 척이 윌슨과 대화를 나누듯, 저 역시 작은 조약돌에 말을 걸고, 야자수 그림자 아래에서 한참을 생각에 잠겼습니다. 섬은 그렇게 나를 침묵으로 이끌었고, 그 침묵 속에서 나는 다시 말하게 되었으며, 다시 쓰기 시작했습니다. 피지의 바다는 그런 고요한 깨달음을 줍니다.

 

 

길 위의 인생, 영화처럼 마주한 ‘다음 장면’

“We both had done the math. Kelly added it all up, knew she had to let me go.” – Cast Away

“우리 둘 다 계산을 끝냈지. 켈리는 모든 걸 따져본 끝에, 날 보내야 한다는 걸 알았어.”

 

영화의 마지막에서 척은 네 갈래 길 앞에 서서 방향을 고민합니다. 그 장면은 모누루아 섬을 떠나기 직전의 제 모습과 겹쳤습니다.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길, 다시는 되돌릴 수 없는 시간. 하지만 앞에는 아직 기록되지 않은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영화도 여행도 결국은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요?’ 저는 이 섬에서 분명히 어떤 해답을 얻었습니다. 목적지가 아니라, 그 길 위에서의 감정, 냄새, 바람, 그리고 순간순간의 느낌들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이 섬의 모래는 뜨거웠고, 코코넛 향은 깊었으며, 노을빛은 울컥할 만큼 아름다웠습니다. 여행은 그렇게, 영화처럼 삶의 장면을 한 컷 한 컷 새롭게 편집해줍니다. 여러분도 이 섬에 발을 들인다면, 어떤 장면에서 울고, 어떤 장면에서 웃게 될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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