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패터슨(Paterson), 영화 속 시를 걷다
2016년 짐 자무시 감독의 영화 패터슨(Paterson)은 뉴저지 주의 작은 도시 ‘패터슨’을 배경으로, 버스 운전기사이자 시를 쓰는 남자 ‘패터슨’의 조용하지만 섬세한 일상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은 영화 속 장면들을 따라 미국 뉴저지 패터슨을 직접 여행하며 느낀 공기와 햇살, 골목의 냄새까지 오감으로 담은 생생한 기록입니다. 직접 그곳에 다녀온 경험을 바탕으로, 영화 속 장소들을 하나씩 따라가며 촬영지로 떠나는 이들을 위한 최신 여행 팁과 실전 정보, 준비물까지 디테일하게 안내해드립니다.
2. 인천공항에서 뉴저지 패터슨 가는 방법
구간 | 교통 수단 | 상세 설명 | 소요 시간 | 예산 (1인 기준) |
인천공항 > 뉴욕 JFK or 뉴어크 EWR | 항공기 (직항 or 환승) | 대한항공, 아시아나, 유나이티드 항공 등 이용 가능. JFK보다 EWR(뉴어크 공항)이 패터슨과 더 가까움 | 약 13~15시간 | 약 120만 ~ 180만 원 (시즌에 따라 변동) |
뉴어크 공항(EWR) >패터슨 시내 | NJ Transit 기차 or 우버/택시 | 뉴어크 공항역에서 NJ Transit으로 세쿼커스 환승 > 패터슨역 하차 / 우버로 바로 이동도 가능 | 기차: 약 1시간 우버: 약 40분 |
기차: 약 $10~$15 우버: 약 $40~$60 |
JFK 공항 > 패터슨 시내 | 지하철 + 기차 or 우버 | JFK에서 LIRR or E train으로 Penn Station 이동 > NJ Transit 환승 → 패터슨역 | 대중교통: 약 2시간 우버: 약 1시간 20분 |
대중교통: 약 $15~$20 우버: 약 $80~$100 |
여행자 TIP
- 추천 루트: 인천 > 뉴어크(EWR) 직항 > NJ Transit 이용 > 패터슨
- 이동권 팁: NJ Transit은 티켓 앱(‘NJ Transit’)으로 구매 가능하며, 혼잡 시간 피하면 여유롭게 이동 가능
- 환승 주의: 세쿼커스(Seacaucus)에서 반드시 패터슨행 NJ Transit으로 환승해야 함
- 입국 소요 시간 고려: 뉴어크 기준 입국심사+수하물 수령 약 1시간 예상
3. 영화 패터슨의 시작점, 패터슨 시내를 걷다
영화는 아침 햇살이 잔잔히 내려앉는 침묵 속에서 시작됩니다. 뉴저지의 소도시 ‘패터슨’은 실제로도 영화 속처럼 조용하고 평범합니다. 제가 찾은 시기는 9월 초였으며, 여름의 끝자락과 가을의 문턱이 만나는 시기였습니다. 습도는 낮고, 하늘은 맑았으며 아침엔 약간의 서늘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시차 적응이 채 되지 않은 이른 새벽, 저는 ‘파사익 폭포(Passaic Falls)’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영화에서 패터슨이 시를 쓰기 위해 자주 찾던 장소입니다. 직접 서 본 폭포 앞, 잔잔한 물소리에 시 한 구절이 저절로 떠올랐습니다. “물은 흐르고, 또 흐른다.” 영화 속 그의 말처럼, 그곳의 공기에는 삶의 조용한 리듬이 담겨 있습니다.
도시 자체는 작아서 도보로 충분히 이동이 가능합니다. 메인 스트리트(Main St.)를 따라 걷다 보면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거리 풍경과 닮은 모습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관광지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오히려 그 평범함 속에서 영화의 감정선이 더 깊이 다가왔습니다.
4. Doc's Bar, 실제 촬영지에서 한 잔의 감정을 마시다
영화 속에서 자주 등장하던 Doc’s Bar는 실제로 Duffy's Tavern이라는 이름의 바입니다. 저는 오후 6시 무렵 이곳을 찾았습니다. 바 내부는 영화와 거의 동일한 구조였으며, 실제 지역 주민들이 저녁 맥주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바텐더는 제가 영화 때문에 방문했다는 말을 듣자, 반갑게 웃으며 “패터슨은 조용하지만 깊은 도시야”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패터슨 역을 맡은 아담 드라이버가 이곳에서 며칠간 머물렀다고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마신 ‘로컬 IPA’의 쌉쌀한 맛은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촬영지 특유의 공간감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그 장소의 시간과 감정을 함께 느끼게 합니다. 구석진 테이블에 앉아 벽에 걸린 사진들을 바라보며, 영화 속 장면과 제 경험이 겹쳐졌습니다.
5. 패터슨의 집 – 그 평범함 속의 특별함을 찾아서
‘패터슨’이 사는 집은 실제 뉴저지의 주택가 중에서도 비교적 한적한 동네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소 공개는 주민 사생활 보호를 위해 어렵지만, 인근 지역의 분위기만으로도 충분히 영화 속 정서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제가 머문 에어비앤비는 ‘사우스 패터슨(South Paterson)’ 지역에 위치한 오래된 목조 주택이었는데, 영화 속 그들의 집과 매우 유사한 구조였습니다. 아침에는 앞마당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햇살이 지붕을 타고 내려오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에선 여행자라기보다는 마치 영화 속 인물이 된 듯한 감정이 느껴집니다. 이틀째 되는 날 아침, 근처 작은 공원에서 조깅을 하며 노트에 시를 써보았습니다. 영화가 현실이 되고, 현실이 다시 시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여행 준비 팁과 실전 정보
항공편: 인천에서 뉴욕 JFK 또는 뉴어크 국제공항(EWR)으로 입국한 후, 기차(뉴저지 트랜짓)를 이용해 약 1시간 20분 소요됩니다.
숙소: 에어비앤비를 통해 패터슨 내 로컬 주택 숙박을 추천합니다. 평균 1박 120달러 수준이며, 직접 조리 가능한 부엌이 있는 곳이 좋습니다.
날씨: 가장 추천하는 시기는 9월 중순~10월 초로, 가을의 고요한 공기와 햇살이 영화의 분위기와 가장 잘 어울립니다.
추천 소품: 필기구, 노트, 폴라로이드 카메라(아날로그 감성), 가벼운 니트나 자켓
이동: 시내 자체는 도보로 충분하며, 외곽 이동 시 우버(Uber) 또는 리프트(Lyft) 사용을 권장합니다.
주의사항: 일부 지역은 밤늦게 혼자 이동 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공공장소 촬영 시 지역 주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 유의사항: 본 글에 포함된 촬영지, 숙소, 항공 및 교통 정보는 2025년 4월 기준으로 작성되었으며, 여행 전 반드시 최신 정보를 다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6. 패터슨(Paterson), 맛과 감정이 공존하는 도시에서 커피 한 모금
뉴저지의 패터슨은 시를 쓰는 이의 도시이자, 영화 속 인물처럼 소박한 일상이 가장 깊게 새겨지는 장소입니다. 나는 이번에 이 도시를 다시 찾았습니다. 단순한 영화 촬영지 탐방이 아닌, 그곳 사람들의 숨결이 서린 골목에서 진짜 패터슨의 맛을 경험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여정 속에서 찾은 카페, 디저트, 로컬 맛집들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영화 속 장면처럼 조용한 울림을 남기는 공간들이었습니다.
1) The Art Factory Café – 공장 속에 숨겨진 예술적인 커피 한 잔
주소: 70 Spruce St, Paterson, NJ 07501
운영시간: 매일 10:00 – 18:00
가는 방법: 뉴욕 포트오소리티(PABT)에서 161번 버스를 타고 40분, Paterson역 하차 후 도보 10분
Art Factory는 과거 산업지대였던 패터슨의 과거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 중 하나입니다. 폐공장을 리노베이션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예술가들이 작업하고 전시하며, 중간에 위치한 이 카페는 예술과 커피가 조용히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카페 내부는 벽돌이 그대로 드러난 거친 텍스처에, 따뜻한 우드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조용한 재즈 음악과 은은한 햇살이 유리창을 타고 내려오며, 영화 속 패터슨이 매일 아침을 시작하던 그 고요함과 묘하게 닮아 있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허니 라벤더 라떼'를 시켰습니다. 한 모금 마셨을 때, 입 안 가득 퍼지는 꽃 향기와 달콤함에 이 도시가 품고 있는 부드러운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카페 바리스타는 지역 아티스트였고, 그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에 대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들려주었습니다. 그 순간 저는 영화 속 패터슨이 매일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조용히 귀 기울이며 시를 써내려가던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2) Toros Restaurant – 터키식 그릴과 패터슨의 다문화적 정서
주소: 1083 Main St, Paterson, NJ 07503
운영시간: 월~일 11:00 – 22:00
가는 방법: Paterson 시내 중심에서 도보 15분 혹은 차량 5분
패터슨은 이민자들이 많이 사는 도시입니다. 특히 중동과 지중해 계열의 음식점들이 활발한데, 그 중에서도 Toros는 지역 주민들에게도 사랑받는 전통 터키 레스토랑입니다.
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숯불 향이 가득 퍼집니다. 붉은색 타일과 터키 전통 무늬가 담긴 러그가 벽에 걸려 있고, 오렌지빛 조명이 따뜻하게 공간을 감쌉니다. 저는 'Adana Kebab'과 'Lentil Soup'을 주문했습니다. 부드럽고 풍미 깊은 양고기, 고소하고 묵직한 렌틸 수프는 단순히 맛있는 음식을 넘어 이 도시의 문화적 다층성을 입 안에 머금는 느낌이었습니다.
식사를 하던 중, 바로 옆 테이블에서 가족끼리 식사 중이던 터키계 미국인 할아버지가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는 영화 패터슨을 보았고, 그 영화가 자신에게 익숙하고 따뜻한 느낌을 줬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이 도시엔 시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요.” 그 말이 내 귀에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3) Glacé Pâtisserie – 디저트에도 시가 녹아 있는 작은 가게
주소: 44 Market St, Paterson, NJ 07505
운영시간: 화~일 12:00 – 19:00 (월요일 휴무)
가는 방법: 시청(Paterson City Hall) 근처에서 도보 5분
작고 귀여운 유리창, 파스텔 톤의 간판, 유럽풍 느낌의 테이블. Glacé는 이 도시에선 조금 이질적일 정도로 섬세한 디저트를 내놓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바로 그 점이 영화 패터슨과 닮아 있었습니다. 조용한 일상 속에서 튀지 않지만 분명히 특별한 감정을 만들어 내는 방식 말입니다.
이곳의 시그니처 디저트는 '라즈베리 로즈 타르트'입니다. 크러스트의 바삭함과 라즈베리의 상큼함, 그리고 장미 향 크림의 조화는 무언가를 사랑스럽게 기억하고 싶어지는 기분을 줍니다. 포크로 타르트를 자르며 생각했습니다. ‘패터슨과 그의 아내가 주말 아침에 이런 디저트를 함께 먹었더라면, 또 다른 시 한 편이 태어났겠지.’
실제로 매장 주인은 영화에 대해 알고 있었고, “가끔 손님들이 영화처럼 조용한 분위기를 좋아해서 일부러 음악도 작게 틀어요.”라고 말했습니다. 디저트에도 감정의 레이어가 있다는 걸, 이곳에서 배웠습니다.
7. 영화처럼 맛을 걷다 – 패터슨, 그 감정의 풍경 속으로
이번 여행은 단순한 먹방 투어가 아니었습니다. 커피 한 모금, 케밥 한 입, 디저트 한 조각마다, 패터슨이라는 도시가 지닌 조용하고 깊은 울림이 함께 따라왔습니다. 영화 패터슨에서 인물이 겪는 고요한 감정의 리듬처럼, 이 도시에선 먹는 순간조차 시가 됩니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이 도시의 맛과 이야기들은, 바로 지금도 누군가의 일상 속에서 조용히 피어나고 있을 것입니다.
패터슨(Paterson), 시처럼 걸었던 도시의 기억
“시(詩)는 평범한 날 속에서 발견된다.”
뉴저지의 작은 도시 패터슨을 걷는 동안, 마치 한 편의 시 속에 들어온 듯한 착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속 패터슨은 매일 똑같은 루틴 속에서도 놀랍도록 세밀한 감정을 느끼는 인물입니다. 저는 그가 앉았던 벤치에 앉아보았고, 그가 지나던 거리의 공기를 직접 마셔보았습니다. 시를 쓰듯 걷고, 시를 쓰듯 바라보았던 도시의 모습은 평범함 속에 숨어 있는 아름다움이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그가 파사익 폭포 앞에 앉아 조용히 시를 읊던 순간이었습니다. 직접 그 자리에 앉아 바람이 얼굴을 스칠 때, 그의 말처럼 시는 ‘의도하지 않은 순간’에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그날 저는 노트에 몇 줄의 시를 적었습니다. “고요한 도시, 말 없는 풍경 속에서 나를 만나다.” 이 도시의 시간은 빠르지 않았고, 그래서 더 깊었습니다.
낯선 도시, 익숙한 감정, 그리고 한 줄의 시
“당신이 본 그 순간, 그건 시였어요.”
Doc's Bar는 영화 속 패터슨이 자주 찾던 그 공간 그대로의 공기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오후 6시, 해가 길게 바의 창가를 비추고 있었고, 저는 맥주 한 잔과 함께 그 시간에 스며들었습니다. 지역 주민들과 나눈 소소한 대화 속에서, 저는 이 도시가 말없이 감정을 쌓아가는 방식에 대해 배웠습니다.
한 중년 남성은 말했습니다. “여긴 시가 자라는 도시야.” 그 말은 저의 여행에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영화 속 캐릭터들이 그랬듯, 이곳 사람들은 조용히 자신만의 언어로 세상을 해석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도시에서 처음 보는 것들보다, 익숙한 감정들이 떠오르는 순간들을 더 자주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들이 모두 한 줄의 시가 되어 마음에 남았습니다.
영화와 여행, 그 경계에서 피어난 감정의 리듬
“가끔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이 가장 특별해.”
영화 패터슨을 따라 떠난 이 여행은 단지 촬영지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듣고, 기억을 마시는 여정이었습니다. 나무의 바스락거림, 저녁노을의 분홍빛, 골목 끝에서 들려오는 자전거 벨소리, 그리고 아침에 커피를 내리며 들은 바람 소리까지. 이 모든 것이 이 도시만의 리듬이 되어 제 안에 쌓였습니다.
진짜 여행은 유명한 장소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 숨어 있는 특별함을 ‘느끼는’ 순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패터슨은 작지만 깊은 울림이 있는 도시이며, 그 울림은 여행자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만듭니다. 당신도 언젠가 이곳을 걷게 된다면, 일상에 덧칠된 감정을 하나씩 지워가며, 다시 감각을 꺼내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영화 속 패터슨처럼, 평범함의 깊이를 마주하며 자신만의 리듬으로 하루를 써 내려가보시길 진심으로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