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아이처럼 보았던 세계를 다시 걷다 –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그 거리에서
2017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가난과 희망 사이에 놓인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냈습니다. 그리고 그 배경이 되었던 플로리다 키시미(Kissimmee)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 그 자체였습니다. 영화 속 ‘매직캐슬 모텔’은 디즈니월드 바로 옆의 현실입니다. 화려한 테마파크의 환상 바로 옆, 그늘진 삶이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은 12월, 직접 키시미를 여행하며 촬영지를 따라가며 마주한 풍경, 공기, 햇살, 그리고 그 안에서의 삶에 대해 기록한 이야기입니다.
2.인천공항에서 키시미 / 매직캐슬 / 디즈니월드 이동 경로 및 비용
구간 | 이동 수단 | 소요 시간 | 예상 비용 (편도, 1인 기준) | 상세 설명 |
인천공항 → 올랜도 국제공항 (MCO) | 항공 (경유) | 약 16~20시간 | 약 110만~160만 원 | 대부분 애틀랜타(ATL), 댈러스(DFW), LA(LAX) 경유 |
올랜도 공항 → 키시미 시내 | Uber/택시 | 약 25~30분 | 약 50,60 USD (약 6.7만,8만 원) | Uber 가장 일반적, 공항 렌터카도 가능 |
키시미 → 매직캐슬 모텔 | 차량/Uber | 약 5~10분 | 약 10 USD (약 1.3만 원) | 매직캐슬은 키시미 내 중심부에 위치 |
매직캐슬 모텔 → 디즈니월드 (Magic Kingdom) | 차량/Uber | 약 10~15분 | 약 15,20 USD (약 2만,2.7만 원) | 오전엔 교통 혼잡 예상 |
참고사항
- 총 이동 시간: 최단 경로 기준 약 17~22시간 소요
- 총 예상 비용: 약 120만~170만 원 (편도, 항공 포함)
- 공항~호텔 간 가장 추천되는 이동수단은 Uber이며, 가족 단위나 여유 일정일 경우 렌터카 이용도 효율적입니다.
- 미국 교통 요금은 수시 변동되므로, 실제 탑승 전 Uber 앱 또는 Google Maps에서 실시간 요금 확인 필수입니다.
3. 플로리다의 햇살 아래 보랏빛 모텔을 마주하다 – 매직캐슬 모텔 주변 풍경과 실전 여행 팁
공항은 올랜도 국제공항(Orlando International Airport, MCO)입니다. 한국에서 출발할 경우 일반적으로 달라스 혹은 애틀랜타 경유 노선을 통해 도착하게 됩니다. 항공요금은 비수기인 11월~2월 중 가장 저렴하고, 제가 방문한 12월 중순은 연말 분위기와 따뜻한 날씨가 공존하여 여행 시기로 적합합니다.
공항에서 키시미까지는 차량으로 약 30분 소요됩니다. Uber를 이용할 경우 40~50달러 수준이며, 렌터카를 선택하면 보다 유연하게 촬영지를 돌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Ford Escape 하이브리드 SUV를 렌트하여 총 5일간 이동했으며, 주차는 모텔 인근 상가나 패스트푸드점에서 문제없이 가능했습니다.
영화 속 매직캐슬 모텔은 실제로 존재하는 The Magic Castle Inn & Suites입니다. 보랏빛 외벽, 촬영 당시 그대로 남아 있는 구조, 2층 복도, 자판기 앞 계단, 그리고 수영장 뒤편의 나무까지도 마치 필름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모텔 주변에는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있으며, 영화 속 무니의 친구 스쿠티가 살던 시리즈 모텔도 걸어서 5분 거리입니다.
그 거리의 공기는 다소 축축하고 따뜻하며, 오후가 되면 맑은 하늘 위로 비가 잠시 스쳐 지나가는 전형적인 플로리다 날씨입니다. 그 습도와 함께 퍼지는 냄새, 식당에서 튀겨지는 프렌치프라이 냄새, 근처 개울가에서 불어오는 이끼의 향까지도 영화 속 배경을 그대로 느끼게 합니다. 햇살은 피부를 따갑게 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따스함을 유지하며 모든 사물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여행 팁: 가볍고 통풍이 잘 되는 옷, 우비, 그리고 파스텔톤 소품(사진용)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무니처럼 자전거를 타거나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걷는 컷을 연출하기 위해 아이스크림 스푼, 작은 핸드팬, 필름카메라를 챙기면 더욱 감성적인 여행이 됩니다.
4. 디즈니의 환상 바로 옆 현실 – 키시미에서의 묘한 거리감과 따뜻한 사람들
디즈니월드에서 불과 10분 거리임에도, 키시미는 ‘또 다른 세계’처럼 느껴집니다. 디즈니의 휘황찬란한 꿈이 벽 하나 너머에 놓여 있고, 그 그림자 속에서 사람들은 살아갑니다. 이 거리의 사람들은 낯설지 않고, 오히려 친근합니다. 편의점 직원은 촬영 얘기를 꺼내자 “그 촬영, 몇 주 동안 정말 재미있었어요”라며 당시 스탭들이 인근 햄버거 가게에서 밥을 먹었다는 얘기도 해줬습니다.
영화 속 무니가 얼음을 뿌리며 놀던 모텔 앞은, 실제로는 아이들이 뛰놀기엔 다소 위험한 도로지만 그곳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표정은 따뜻합니다. 저는 이 거리를 걸으며 무니의 눈을 빌려 세상을 다시 보았습니다. 부서진 담장, 알록달록한 간판들, 소파에 기대앉아 있던 어떤 중년 여성의 시선, 그리고 모기들이 날아다니는 늦은 오후의 빛은 더없이 사실적이었습니다.
여행 팁:
‘카페 대신 편의점’, ‘식당보단 푸드트럭’을 이용해보는 것입니다. 실제 주민들의 생활방식이 투영되어 있는 공간에서 영화의 감정선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습니다. 무니의 발걸음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맑은 날 오후 3시경,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할 때가 좋습니다. 영화처럼 노란빛이 골목을 가득 채우는 마법 같은 시간이니까요.
5. “마지막 장면을 기억하시나요?” – 장면 속으로 들어가 본 여행자의 감상과 교훈
영화의 마지막 장면, 무니와 조디는 디즈니월드로 도망치듯 달려갑니다. 현실 속의 무게를 깨닫는 순간, 아이는 마지막 환상을 붙잡고 싶어졌을지도 모릅니다. 그 장면을 기억하며 저는 실제 매직킹덤 입구를 방문했습니다. 물론 영화처럼 아이들이 뛰어들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매직킹덤은 철저히 관리되고 있으며, 입장은 예약이 필수입니다. 당일 입장은 거의 불가능하며, 디즈니 앱을 통해 최소 2주 전 예약을 권장합니다.
디즈니월드 입구 앞에서 저는 혼란스러웠습니다. 영화의 마지막은 희망이었을까요, 현실의 도피였을까요? 하지만 그 날, 그 하늘 아래에서는 정답을 찾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촬영지를 거닐며 무니의 하루를 따라가 본 그 여정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었고, 동시에 살아있는 공간이 주는 대답이기도 했습니다.
유의사항:
이 지역의 일부 모텔은 현재도 실거주자들이 생활하고 있으므로, 사진 촬영 시 사생활 보호에 주의해야 합니다. 일부 장소는 접근이 제한되거나 임대 상황에 따라 폐쇄되었을 수 있으므로, 여행 전 반드시 구글맵 리뷰 및 최근 사진을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 또한 '시리즈 모텔' 일부 구역에서 거주자들의 허락 없이 사진을 찍었다가 불쾌한 반응을 경험했기에, 존중의 태도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6. 플로리다 프로젝트, 그리고 그 속을 걸은 나의 여행 이야기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법을 일깨워주는 작품입니다. 가난한 모텔촌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아이들, 현실에 지쳐 있으면서도 서로를 돌보는 어른들, 그리고 모든 걸 초월한 햇살과 하늘.
제가 이 촬영지를 찾아간 이유는 단순한 팬심이 아니었습니다. 현실을 직시하는 동시에, 희망이라는 감정을 피부로 느끼고 싶었습니다. 키시미를 걸으며 무니의 대사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넘어졌지만 여전히 자라나는 나무처럼, 저도 그렇게 여행을 했습니다. 부서지고 구겨진 공간 속에서도 눈부신 빛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그날, 그 거리에서 알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무니와 조디는 어디로 갔을까요? 그들은 어쩌면 우리가 여행하며 찾고자 하는 어떤 ‘희망’ 그 자체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당신도 그 거리를 걷게 된다면, 꼭 오후 3시, 그림자가 길어질 무렵에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보랏빛 모텔 벽에 떨어지는 햇살 속에서, 플로리다 프로젝트의 마지막 장면이 당신 눈앞에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 여행 전 확인 필수사항
- 현지 촬영지 상태는 수시로 변경됩니다. 구글맵 리뷰 또는 트립어드바이저 최신 리뷰를 반드시 확인해 주세요.
- 매직캐슬 모텔 내부 출입은 제한될 수 있으며, 예약 손님 외에는 출입이 불가할 수 있습니다.
- 디즈니 입장권은 사전예약 필수입니다. 미국 국경일이나 성수기(7월, 12월)는 조기 마감되므로 최소 2~3주 전 예매를 권장합니다.
※ 여행 팁 요약
- 추천 방문 시기: 11월~2월 (기온 평균 20~26도)
- 추천 소품: 필름카메라, 파스텔 톤 의류, 가벼운 우비
- 이동 수단: 올랜도 공항 → Uber 또는 렌터카 (30분 소요)
- 식사 장소 추천: 모텔 인근 로컬 푸드트럭, Wawa 편의점
다음 여행지에서도 영화처럼 기억될 장면을 만나길 바랍니다.
7. 보라빛 모텔 옆, 진짜 삶이 머무는 맛 – 키시미에서 만난 현실의 식탁
무니가 그렇게 말하던 그날 오후, 저는 보라빛 외벽에 햇살이 물든 매직캐슬 모텔 옆 푸드트럭에 서 있었습니다. 그녀가 뛰놀던 자판기 계단은 바람에 먼지가 날렸고, 그 길모퉁이에서 나는 맵고 기름진 바비큐 냄새는 영화를 넘어 실제의 시간으로 나를 이끌었습니다.
1) Big John's Rockin' BBQ – 가장 미국적인 오후의 맛
- 주소: 220 E Monument Ave, Kissimmee, FL 34741
- 가는 방법: 매직캐슬 모텔에서 차량으로 약 15분, 올드타운을 지나 키시미 도심 광장 근처
- 운영 시간: 매일 11:00~20:00 (일요일 휴무)
- 분위기: 빈티지한 벽돌 인테리어와 가죽 의자, 향신료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는 오래된 미국의 주방 같은 곳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이곳은 외지 여행자에게는 조금 낯선 정서를 줍니다. 제가 방문한 12월 저녁, 크리스마스 장식이 벽 곳곳에 달려 있었고, TV에서는 NFL 경기가 흘러나왔습니다. 반쯤 식은 감자튀김이 담긴 접시 뒤로 흐르는 대사는 이랬습니다.
“I can always tell when adults are about to cry.”
그리고 그 순간, 바비큐 접시 위에서 연기를 피우던 립 한 조각이 무겁게 느껴졌습니다. 현실을 알아버린 아이처럼, 제가 맛본 그 육즙도 무겁고 진했습니다.
추천 메뉴: Hickory Smoked Ribs – 훈제향과 매콤한 소스가 묵직하게 입 안에 퍼지며, 플로리다의 습기와 함께 어우러지는 맛입니다.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이 도시의 ‘삶의 무게’를 씹는 듯한 경험이었습니다.
2) Vespr Coffeebar – 무니가 컵케이크 대신 마셨을 법한 커피 한 잔
- 주소: 626 N Alafaya Trail Suite 105, Orlando, FL 32828
- 가는 방법: 매직캐슬에서 차량으로 약 25분, UCF 대학 근처의 북적이는 젊은 거리
- 운영 시간: 월~토 8:00~22:00 / 일 9:00~18:00
- 분위기: 미니멀한 인더스트리얼 감성, 플로리다의 햇살이 유리 벽을 타고 들어오는 조용한 예술 공간 같은 카페
만약 무니가 자라서 열아홉이 되었다면, 그녀는 이 카페에 앉아 플랫화이트를 마시며 친구와 미래를 이야기했을지도 모릅니다. 제가 Vespr에 도착한 날, 카페 안은 낮은 음악이 흐르고 있었고, 모서리 좌석엔 한 청년이 타자 소리를 내며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커피 원두의 향이 따뜻한 숨처럼 다가왔고,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천천히 움직이는 듯했습니다.
“You can’t fix everything, Moonee. But you can’t give up.”
"모니, 모든 걸 고칠 수는 없어. 하지만 포기할 순 없어."
영화 속 이 대사는, 마치 카페 한쪽 벽에 적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그 공간과 어울렸습니다. Vespr의 커피는 가볍지 않고, 산미와 단맛의 균형이 정교했습니다. 여행에서 지쳤던 감각이 한 모금의 커피로 균형을 되찾는 기분이었습니다.
추천 메뉴:
Vanilla Bean Cold Brew, 말차라떼 – 유리잔에 담긴 얼음 너머로 비치는 빛은, 무니가 바라보던 오후 하늘과 어딘가 닮아 있었습니다.
3) Woodsby's Cafe – 플로리다 아침 공기와 함께 먹는 영화 같은 조식
- 주소: 4515 S Orange Blossom Trail, Kissimmee, FL 34746
- 가는 방법: 매직캐슬 모텔에서 차량으로 10분 내외
- 운영 시간: 매일 6:00~14:00
- 분위기: 60~70년대 미국식 클래식 다이너 스타일. 체크무늬 커튼, 커피머신 옆 종이컵, 그리고 늘 웃고 있는 웨이트리스
이곳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시간의 속도가 느린 곳입니다. 영화 초반, 무니가 아침을 해결하던 그 풍경—자판기 옆에서 잔돈을 털어 넣던 장면과 비슷한 공기가 이 다이너에 머뭅니다.
제가 앉은 자리 옆에선 노부부가 핫케이크를 나눠 먹고 있었고, 창밖으로는 아침 안개에 젖은 나무들이 무심하게 서 있었습니다. 팬케이크에 시럽을 붓는 순간, 무니의 말이 떠올랐습니다.
“We're not allowed to go in there. That’s the rules.”
"우린 거기 들어가면 안 돼. 그게 규칙이야."
하지만 여행자는, 규칙을 잠시 내려놓고 이곳의 삶을 엿보는 특권을 갖습니다.
추천 메뉴:
Country Fried Steak, 오리지널 팬케이크 세트 – 따뜻하고 꾸밈없는 그 맛은, 오히려 영화보다 더 진짜 같았습니다. 테이블에 앉아 있을 때, 마치 무니의 엄마 헤일리가 “너 오늘도 어디 가?”라고 물을 것 같았고, 그 말에 “그냥 돌아다녀요”라고 대답하고 싶었습니다.
플로리다의 식탁, 영화가 머문 공간 위에 놓이다
이 도시의 식당과 카페들은 단순한 배고픔을 해결해주는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라는 이야기의 연장선, 현실이라는 무게 속에서도 빛나는 순간을 찾는 사람들의 접점이었습니다.
음식의 향, 커피의 온도, 팬케이크에 녹아내리는 시럽의 질감까지—모두가 무니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계의 색깔이었습니다.
영화 속 장면은 스크린 속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이 도시의 식탁 위에, 벽에 기대 앉은 손님들 안에, 땀에 젖은 셔츠와 커피 향 안에 살아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그 일부가 되어 맛을 보고 향기를 기억하며, 이 여행을 오래도록 간직하게 되었습니다.
8. 플로리다 프로젝트 촬영지 여행기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 키시미, 매직캐슬, 디즈니월드 인근 현실과 환상 사이)
플로리다 프로젝트, 여행, 그리고 우리가 놓치고 있던 풍경들
디즈니월드 옆, 잊혀진 세계를 걷다
“Do you know why this is my favorite tree? ‘Cause it’s tipped over and it’s still growing.”
"왜 이 나무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나무인지 알아? 쓰러졌는데도 여전히 자라고 있으니까."
보랏빛 외벽의 모텔 앞, 오후 3시의 햇살은 건물의 그림자를 길게 드리웁니다. 무니가 뛰놀던 그 계단을 바라보며 저는 조용히 카메라 셔터를 눌렀습니다. 세상은 화려한 관광지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으며, 누군가의 삶은 그 반짝이는 간판 바로 뒷면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들의 하루는 정돈되지 않았고, 때로는 불편하며, 아이들은 얼음을 손에 쥐고 웃습니다. 이곳의 공기는 축축하고 햇살은 다정하며, 하늘은 파랗고 높았습니다. 제가 지나친 거리의 오래된 간판, 금이 간 벽돌, 푸드트럭 앞에서 줄을 선 사람들까지도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다가왔습니다. 이 여행은 아름답거나 영광스러운 경험이라기보단, 현실의 단면을 껴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온기를 오감으로 체험하는 일이었습니다.
환상과 현실이 마주치는 곳, 플로리다 프로젝트
“I can always tell when adults are about to cry.”
"어른들이 울려고 할 때는 항상 알아볼 수 있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며 저는 매직킹덤 앞에 섰습니다. 무니와 조디가 손을 맞잡고 뛰어갔던 그곳, 현실과 환상이 겹쳐지는 경계에 서 있는 기분이었습니다. 관광객들의 셀카 속 웃음은 반짝였지만, 그 너머에 있는 모텔촌은 아직도 누군가의 일상이었습니다. 그 순간, 이 여행은 단순한 팬심의 결과가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오히려 저는 ‘왜 이 아이들이 환상을 향해 달려야 했는가’를 묻고 있었습니다. 여행은 그 대답을 주지 않았지만, 다만 그 풍경을 체험하게 했습니다. 손끝으로 만져진 매직캐슬의 콘크리트 벽, 푸드트럭에서 건네받은 닭튀김의 바삭한 소리, 그리고 땀에 젖은 셔츠의 감촉까지—이 모든 감각이 플로리다 프로젝트라는 이야기의 입체적인 연장이었습니다.
여행이 가르쳐준 것, 영화를 다시 보다
“You know what’s my favorite color? Purple.”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색이 뭔지 알아? 보라색이야."
무니가 좋아하는 보라색처럼, 이 여행의 기억은 짙고 선명하게 남았습니다. 보랏빛 모텔 벽에 비친 나무의 그림자, 무니처럼 뛰어놀던 아이의 웃음소리, 그리고 저녁 노을에 비친 매직캐슬의 외벽은 마치 다시 촬영이 시작될 것 같은 생생함을 머금고 있었습니다. 플로리다 프로젝트는 단순한 극영화가 아니라, ‘여행지’가 아닌 ‘삶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그 질문 앞에서 카메라를 내려놓고 사람들의 얼굴을 오래 바라보았습니다. 그리고 이해했습니다. 여행은, 누군가의 일상과 마주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결국 이 여정은 현실의 따뜻한 온기 속에서 삶의 경이로움을 발견한, 작고 조용한 통찰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통찰은 여행 이후에도 오래도록 제 안에서 자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