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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Howl's Moving Castle) – 콜마르, 프랑스의 오감여행

by insightaction3 202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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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울의 움직이는 성 콜마르 썸네일

 

1.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현실이 되는 마을, 콜마르 여행기

 

‘하울의 움직이는 성’이 끝나고 난 후, 나는 오래도록 그 도시의 냄새와 색을 잊을 수 없었습니다. 마치 어느 나라에도 존재하지 않을 법한 이 판타지의 마을은, 그러나 현실 어딘가에 있었습니다. 바로 프랑스 알자스 지방의 작은 도시, 콜마르(Colmar)였습니다.
이곳은 실제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영감 받은 도시 중 하나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속 고성, 계단, 시장, 거리의 선들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다녀온 콜마르의 감성 여행을 영화와 함께 엮어 오감으로 펼쳐드립니다.

 

 

2. 인천공항에서 콜마르 가는 방법 요약표

구간 수단 소요 시 예상 비 설명
인천(ICN) → 파리(CDG) 국제선 항공 약 11~12시간 120만 ~ 160만원 직항 (에어프랑스, 대한항공 등)
파리 → 콜마르 고속열차 TGV 약 2시간 20분 약 60유로 (약 8.5만원) 파리 동역(Gare de l’Est) 출발
콜마르역 → 시내 중심 도보 or 택시 도보 약 15분
택시 5분
무료 ~ 약 1만원 숙소까지 거리 따라 선택 가능

 

총정리

  • 총 소요 시간: 약 14~15시간 (대기·환승 포함)
  • 총 예상 비용: 약 130만 ~ 170만원
  • 추천 루트 요약:
    인천공항 → 파리 샤를드골 공항(CDG) → 파리 동역 이동 → TGV → 콜마르역 → 도보/택시로 시내 이동

 

팁 & 유의사항

  • 샤를드골 공항(CDG) → 파리 동역(Gare de l’Est) 이동은 RER B 지하철 + 도보/택시 조합 (약 1시간 소요)
  • TGV는 최소 1개월 전 예약 시 저렴한 요금 확보 가능 (SNCF 공식 홈페이지: https://www.sncf-connect.com)
  • 콜마르역 도착 후 숙소까지 도보 이동 가능한 위치가 많아 렌터카 없이도 편리함

 

2. 하울의 성이 떠오르던 그 거리, 9월의 햇살 아래에서

제가 콜마르를 방문한 시기는 9월 중순이었습니다. 프랑스는 이미 늦여름의 고요에 잠긴 듯했고, 이 작은 마을에는 바람도 속삭이듯 불고 있었습니다.
기차역에서 내린 순간, 바로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하울이 처음 소피를 하늘로 데려가던 순간. 하늘 위를 가르며 도시 위를 떠다니는 장면.
콧잔등을 간질이는 포도밭 냄새와, 돌바닥에서 올라오는 햇살의 반사가 그 장면을 현실로 바꾸고 있었습니다.

콜마르의 중심가는 그리 넓지 않습니다. 그러나 골목 하나하나가 영화 속의 배경처럼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반목조 건물들이 알록달록 줄지어 있고, 창문에는 꽃이 가득 피어 있습니다. 이중창을 통과해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 작은 종탑에서 들리는 종소리, 분홍빛 벽돌과 푸른 지붕.
그 모든 요소가 하울이 지키고 싶어 했던, "조용한 일상 속의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이곳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는 ‘쁘띠 베니스(Petite Venise)’라 불리는 운하가 흐르는 거리였습니다. 이곳에 도착하자마자 저는 잠시 가방을 내려놓고,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눈을 감았습니다.
이 순간, 하울이 소피에게 말하던 장면이 겹쳐졌습니다.


“난 네가 안전했으면 좋겠어. 네가 웃을 수 있는 곳에 있었으면 해.”


그 말이 어쩌면, 지금 이 풍경을 두고 한 말 같았습니다.

 

 

3. 영화의 장면을 위한 준비, 소품과 여정의 디테일

콜마르는 스트라스부르(Strasbourg)에서 기차로 30분, 파리에서 TGV를 이용하면 약 2시간 반이 소요됩니다.
저는 인천공항에서 파리 샤를드골공항(CDG)으로 에어프랑스를 타고 도착했습니다. 2025년 4월 기준 왕복 항공권은 약 130만 원 선이며, 경유 시 110만 원 내외입니다.

파리에서 콜마르로 이동할 때는 TGV 고속열차를 이용했습니다. 미리 예약하면 편도 60유로 선에서 가능합니다. 스트라스부르에서 콜마르로 넘어올 경우는 TER(지역열차)를 이용하면 12유로 내외입니다.

콜마르를 걸을 때 저는 특별히 준비한 소품이 있었습니다. 오래된 지도 노트북과 만년필, 그리고 직접 만든 나무 열쇠고리.
하울이 문 하나로 도시의 이곳저곳을 열듯이, 저도 그 열쇠고리에 ‘기억의 장소’를 연결했습니다.

사진은 필름 카메라를 가져갔습니다. 디지털보다 이곳엔 아날로그의 입자감이 더 어울립니다.
이곳은 무언가를 꾸미지 않아도 풍경 자체가 이미 미장센이기 때문에, 특별한 장비보다는 좋은 구도와 느린 호흡이 중요합니다.

9월의 콜마르는 낮엔 23도 내외로 따뜻하고, 저녁엔 약간 서늘합니다. 반드시 얇은 니트나 스카프를 챙기시는 걸 권합니다.
돌바닥이 많아 발목을 단단히 지지해주는 스니커즈나 플랫슈즈가 좋으며, 카페 테라스에 앉을 경우가 많으니 선글라스도 유용합니다.

 

 

4. 콜마르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하울이 남긴 흔적들

콜마르의 가장 좋은 점은, ‘관광지 같지 않다’는 것입니다.
카페에 앉아 노트를 꺼내 글을 쓰고 있을 때, 한 중년 프랑스 여성이 다가와 말했습니다.
“당신도 그림 그리고 있어요? 하울의 그 집을 닮은 집이 저기 뒤편에 있어요.”
그녀는 손가락으로 오래된 연회색 지붕의 3층집을 가리켰습니다. 정말로 영화 속 하울의 방처럼 창이 깊고, 발코니가 좁고, 지붕은 푸르게 칠해져 있었습니다.
그곳을 향해 걷는 동안, 마음이 이상할 정도로 설렜습니다.

이 여행 중 가장 좋았던 건, ‘이곳의 일상’에 제가 잠시 머물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빵을 고르며 인사를 건네던 제과점 주인, 시장에서 와인을 추천해주던 청년, 그리고 그림을 그리고 있던 거리의 노인.
그들은 모두 저에게 “여기에서 시간을 천천히 보내세요”라고 말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불편한 점도 분명히 있습니다.
주말에는 관광객이 몰리며 조용함이 다소 줄어들고, 일부 상점은 점심시간(12~14시) 사이 문을 닫습니다.
대형 마트는 마을 외곽에 있어, 간단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습니다.
숙소는 구시가지 내 ‘La Maison des Têtes’ 같은 부티크 호텔을 추천드리며, 최소 2달 전 예약을 권합니다.

 

 

5. 하울의 식탁이 펼쳐지는 골목, 콜마르에서 마신 커피와 먹은 기억

“이건 요리야. 살아있는 음식을 먹는 거라고.” –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콜마르를 여행하며 가장 놀라웠던 순간은, 맛도 풍경이 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느낀 때였습니다.
꽃이 피어난 창가 아래, 나무로 된 간판을 지나 작은 골목을 들어서면 마치 하울의 성 안 부엌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드는 공간들이 하나둘 보입니다.
그곳에서 먹은 음식은 단지 배를 채우는 도구가 아니라, 기억을 위한 풍경이 되어주었습니다.

1)  Le Fer Rouge

주소: 52 Grand Rue, 68000 Colmar, France
가는 방법: 콜마르 구시가지 중심 도보 5분, 쁘띠 베니스 방향
분위기: 중세풍 와인바 겸 비스트로, 밤이 되면 붉은 조명 아래에서 하울의 성처럼 색이 변합니다.

이곳은 마치 하울의 부엌처럼 따뜻하고 복잡한 향기로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정갈한 나무 테이블 위에 붉은색 램프가 켜지고, 작은 촛불이 하나하나 켜질 때, “지금 내가 있는 곳이 현실인가?” 하는 감정이 몰려왔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알자스 전통 요리 ‘슈크르트(Choucroute)’를 주문했습니다. 숙성된 소시지와 양배추, 지방이 부드럽게 녹아내린 돼지고기까지, 깊은 풍미는 성 안의 식탁에서 하울이 소피에게 내어줄 법한 정성이 담겨 있었습니다.
옆 테이블에 앉은 노부부는 40년째 이 마을에 살고 있었고, 그분들이 추천해주신 지역산 화이트와인은 단번에 입안 가득 라벤더와 꽃향기를 채워주었습니다.

 

“이 세상엔 아직 당신이 모르는 맛이 많아요. 그러니, 천천히 천천히 다 느끼세요.”
– 노부부의 말, 그리고 하울의 속삭임처럼 남은 기억

 

 

2) L'Atelier de Yann

주소: 3 Rue des Boulangers, 68000 Colmar
가는 방법: 마르쉐 생조셉(시장) 맞은편 작은 골목, 도보 7분
분위기: 정원 안의 아틀리에 같은 공간,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디저트 플레이팅

콜마르에서 꼭 들러야 할 디저트 카페. 이곳은 파티시에 Yann이 직접 운영하며, 그의 디저트는 단순한 케이크가 아닌 예술 작품 그 자체입니다.
마치 하울의 성 안 마법처럼, 쇼케이스 안의 모든 디저트는 색이 빛에 따라 변하고, 그 위에 얹어진 허브와 꽃잎은 하나의 장면처럼 섬세하게 연출됩니다.

저는 이곳에서 레몬 타르트로즈 라떼를 주문했습니다. 상큼함과 부드러움이 입 안을 감싸며, 작은 뜰에 앉아 바라본 담쟁이덩굴 사이 햇살은 마치 하울이 처음 소피를 바라보던 순간처럼 조용하고 강렬했습니다.

그날, 저는 한 페이지를 넘기던 중 이 문장을 기록했습니다.


“콜마르의 오후는 디저트처럼 달고 섬세하다. 그 맛은 혀로 먹고 마음으로 남는다.”


그리고 그 페이지는, 지금도 제 여행노트 한 가운데 남아 있습니다.

 

 

3) Cafe Rapp

주소: 1 Place de la Cathédrale, 68000 Colmar
가는 방법: 성 마르탱 대성당 맞은편, 시계탑 뒷편 광장
분위기: 클래식 프렌치 카페, 지역 주민과 예술가들이 함께 숨 쉬는 공간

아침에 이곳을 찾았습니다. 프렌치 프레스로 내린 깊은 커피와 버터가 풍부한 크루아상은 단순한 아침 식사가 아니라, 하루의 서사를 여는 서문처럼 다가왔습니다.
이곳의 창가 자리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거리로 쏟아지는 햇살을 바라보다가, 문득 영화 속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너는 움직이는 성을 가졌고, 나는 이 커피 한 잔이면 충분했어.”


– 제 일기에서, 하울의 대사를 빌려 쓴 문장

조용히 펼쳐지는 음악, 책을 읽는 사람들, 창가에 내려앉은 햇빛까지. 그 모든 것이 이 작은 카페를 하울의 성이 잠시 멈춘 공간처럼 만들어주고 있었습니다.

 

콜마르의 맛, 하울의 기억이 되는 시간

콜마르에서의 맛은 기억이 감정과 만나 만들어내는 장면이었고, 그 장면은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하나의 영화가 되었습니다.
어느 골목에서, 어떤 테이블에서 마신 커피 한 잔이 하울의 대사처럼 속삭입니다.

 

“너와 함께 한 이 순간은, 사라지지 않을 거야.”

 

그래서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콜마르에서의 식사는 ‘무언가를 먹었다’가 아니라,
‘한 장면을 맛보았다’고.

 

 

콜마르

 

6. 하울의 움직이는 성(Howl's Moving Castle) – 콜마르, 프랑스의 오감여행

하울의 성이 현실로 다가온 순간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아름다움이 아직도 많아요. 그걸 잊지 말아요.” – 영화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콜마르의 거리를 걷는 순간, 영화 속 풍경이 현실과 포개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울이 소피의 손을 잡고 공중을 걸었던 그 장면처럼, 저는 이 마을을 천천히 걷고 있었습니다. 돌바닥에서 올라오는 따스한 온기, 창가를 가득 채운 꽃향기, 그리고 유럽 특유의 정오의 종소리까지… 마치 어느 순간, 애니메이션의 프레임 안으로 들어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지나가는 구름조차도 한 장면의 일부처럼 선명했습니다. 하울의 방을 닮은 회청색 지붕 아래에 앉아 노트를 펼쳤던 그 오후, 저는 이 여행이 단지 여행이 아님을 깨달았습니다.

 

 

장면은 공간이 되고, 공간은 기억이 됩니다

“이 문은 어디로든 갈 수 있어. 중요한 건, 어디에 있고 싶은지야.” –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그 말처럼, 저는 콜마르에서 하울의 문을 실제로 발견한 기분이었습니다. 그 문을 열고 들어선 곳에는 계획하지 않았던 만남과 느린 시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운하 옆 벤치에서 만난 한 노화가와의 대화는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그는 매일 같은 장소에 나와 그림을 그리고 있었고,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긴 누구에게나 느림을 허락하는 도시예요.” 그 말 한마디가 이곳의 모든 풍경과 사람을 설명해주는 듯했습니다. 여행을 하며 ‘무언가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이 줄어들고, 대신 ‘그대로 느끼는 것’의 의미가 깊어졌습니다.

 

 

당신의 영화가 시작될 장소, 콜마르에서

“소피, 네가 있으면 여기가 집이야.” – 하울의 움직이는 성 중

 

여행은 그저 장소를 옮기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여행은 내가 그 공간에 있는 이유를 마주하는 일입니다. 콜마르는 영화가 준 상상 속 세계를 ‘현실로 걷게 만드는 도시’였고, 저에게는 잠시 멈춰 설 수 있는 온전한 쉼의 장소였습니다. 마치 하울이 소피에게 집을 선물하듯, 이 마을은 저에게 잊지 못할 감정의 집을 남겨주었습니다. 나무 창틀 사이로 들어오던 햇살, 골목 끝에서 풍겨오던 크레페 냄새, 그리고 저녁이 되면 은은하게 퍼지던 바이올린 소리까지—그 모든 것이 제 마음 한편에 ‘그 장면처럼’ 남았습니다. 다음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그 장면의 시작을 콜마르에서 열어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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