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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HANNIBAL), 도시를 걷다! 피렌체의 향기, 피렌체의 그림자

by insightaction3 2025.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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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니발 썸네일

 

 

1. 피렌체, 위대한 아름다움 뒤에 숨겨진 그림자

 

한니발 렉터는 누구보다 세련되고, 동시에 누구보다 잔인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그가 몸을 숨긴 곳은 역설적으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였습니다.

저는 9월 말, 늦여름의 태양과 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교차하는 계절에 피렌체를 찾았습니다. 두오모의 돔 아래를 걷는 순간, 영화 <한니발(2001)>의 장면들이 천천히 떠올랐습니다. 피렌체는 그 자체로 아름다웠지만, 그 아름다움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긴장감은 바로 영화 속 한니발의 그림자에서 시작되었고, 저는 그 흔적을 따라 한 사람의 여정이 아닌, 한 편의 영화 속으로 들어가듯 피렌체를 걸었습니다.

 

 

 

2. 인천공항(ICN)에서 피렌체(FLR) 가는 방법

구간 이동방법 항공사/수 소요 시간 예상 비용 (편도 기준)
인천(ICN) > 프랑크푸르트(FRA) 국제선 직항 대한항공, 루프트한자, 아시아나항공 등 약 11시간 20분 약 100만~130만 원
프랑크푸르트 > 피렌체(FLR) 유럽 내 단거리 국제선 루프트한자, ITA, 에어돌로미티 등 약 1시간 40분 약 20만~30만 원
총 소요 시간 환승 포함 약 13시간~17시간 소요 항공 대기 및 이동 시간 포함   약 120만~160만 원

 

기타 추천 경유 루트

경유 도시항공사 비고
파리(CDG) 에어프랑스 + 에어프랑스 커넥팅 파리 경유 시, 피렌체까지의 항공편 많음
로마(FCO) 대한항공 + ITA 항공 로마 경유 후 고속열차로 피렌체 이동 가능
이스탄불(IST) 터키항공 + 루프트한자 또는 ITA 등 항공권 비용 상대적으로 저렴함

 

여행 팁 및 유의사항

  • 최종 목적지 표기: 항공권 예매 시 목적지를 반드시 FLR (Florence Airport, Peretola)로 설정하세요.
  • 수하물 연결: 유럽 내 환승 시 수하물 자동 연결 여부 꼭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저가 항공은 수동 수하물 처리입니다.
  • 공항 간 이동: 파리나 로마 경유 시 공항 내 환승 시간이 짧으면 비행기 놓칠 수 있으니 최소 2시간 이상 여유 확보를 권장합니다.
  • 피렌체 도심까지: 피렌체 공항에서 시내 중심까지는 택시로 약 20분 (20유로 내외), 트램 이용 시 약 25분 소요됩니다.

 

3. 팔라초 베키오 – 지성의 도시에서 벌어진 잔혹한 무대

<한니발> 속에서 렉터 박사는 ‘페리’라는 이름으로 피렌체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는 고전학자로서 팔라초 베키오(Palazzo Vecchio)의 도서관에서 일하며 피렌체 시민으로 살아갑니다.

그 장소에 직접 도착했을 때, 건물의 돌벽은 햇살을 머금어 따뜻해 보였지만, 그 안에 숨겨진 영화 속 서늘한 대사들이 제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카르페 디엠. 오늘의 책은 바로 이 문장으로 시작하겠습니다.”

도서관 입구에서 멈춰 섰을 때, 내부의 적막감과 고전 문서 특유의 오래된 종이 냄새가 짙게 코끝을 자극했습니다. 벽돌 사이로 흐르는 공기는 두껍고 무거웠으며, 그것은 렉터의 내면처럼 치밀하고 질서 정연했지만, 동시에 불안했습니다.

팔라초 베키오의 미로 같은 복도와 중세 회랑을 따라 걷다 보면, 그가 매일같이 스쳐갔을 길 위에 제가 서 있다는 사실에 숨이 멎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4. 산타 크로체 광장 – 무심한 햇살 속에서의 공포

피렌체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공간, 산타 크로체 광장(Piazza Santa Croce). 영화에서는 여기서 경찰과의 대치가 벌어지고, 렉터가 피렌체를 떠나기 전 마지막 발자국을 남기는 장소로 등장합니다.

제가 광장에 도착했을 때, 그곳은 현지인들과 관광객들로 가득 찬 평화로운 공간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평화 속에는 영화에서 본 한 장면이 겹쳐지며 묘한 긴장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는 모든 것이 평범해 보이는 일상 속에서 가장 잔혹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광장의 중심에 서서 주위를 둘러봤을 때, 햇살은 잔잔했고 아이들은 뛰어놀고 있었지만, 제 머릿속에서는 렉터가 천천히 계단을 내려오며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가는 장면이 재생되고 있었습니다.

그 장면을 따라 걸으며, 제가 본 피렌체는 단순한 미술관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무대로 느껴졌습니다.

 

 

5. 여행 실전 정보 – 피렌체로 가는 길과 준비할 것들

항공편

인천(ICN)에서 피렌체(FLR)
직항은 없으며 보통 프랑크푸르트, 로마, 파리 등을 경유하여 이동합니다.
총 소요시간 약 15~18시간, 항공권 비용은 비수기 기준 약 100만~140만 원입니다.

교통

피렌체 공항에서 시내 이동
공항 셔틀버스 탑승 시 약 20~30분 소요
택시 이용 시 약 20유로

추천 여행 시기

9월~10월 초: 날씨는 서늘하면서도 햇살은 따뜻하고, 관광객은 줄어들어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합니다.

준비물

  • 편한 로퍼나 워킹화: 오래 걷게 되며, 대부분 돌길로 되어 있어 단단한 바닥이 좋습니다.
  • 노트 또는 스케치북: 조용한 미술관과 도서관에서 메모하거나 스케치할 수 있습니다.
  • 작은 가방 또는 파우치: 피렌체는 소매치기 주의 지역이므로 가방은 작고 가볍게 준비하세요.

유의사항

  • 피렌체는 도보 이동이 많고 계단, 언덕이 많으므로 하루 일정을 무리하지 않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 영화 속 장면이 연출된 장소들은 일부 사전 예약이 필요하므로 방문 전 확인 바랍니다.

 

피렌체

 

6. 한니발의 도시, 피렌체를 걷다: 렉터의 그림자와 햇살 사이에서

골목의 미로와 기억의 방들

피렌체의 하늘은 언제나 두 가지 얼굴을 하고 계십니다. 르네상스의 찬란한 금빛 햇살이 내리쬐시는 낮과, 오래된 돌담에 그림자가 깊게 드리우시는 밤. 이 도시를 방문하신 지 벌써 열 번째, 저는 여전히 두 얼굴 사이에서 헤매고 있습니다.

두오모의 웅장한 돔이 도시를 내려다보시는 광장에 서니, 문득 렉터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도십니다. "인간의 영혼은 궁전과 같으십니다, 클라리스. 무한한 방들이 계시지요." 그분께서 '페리'라는 가명으로 살아가시던 이 도시의 골목들은, 마치 그 궁전의 복도처럼 미로로 이어져 있습니다.

팔라초 베키오의 그림자 아래 서서, 저는 카메라를 내려놓았습니다. 관광객의 시선으로는 이 도시의 진정한 얼굴을 뵐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렉터께서 이 도시를 걸으셨던 방식으로, 저는 천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감각의 미로를 걷다

"피렌체는 촉각으로 읽으셔야 하는 도시입니다."

20년 전, 제 첫 소설의 주인공이 했던 말입니다. 당시에는 그저 문학적 수사에 불과했지만, 이제야 그 말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산타 크로체 성당의 차가운 대리석에 손을 얹으니, 렉터께서 이 도시에서 느꼈을 감각들이 내 피부로 전해집니다. 르네상스의 거장 들이 남긴 예술품 앞에서 느꼈을 경외감. 플로렌티노 정육점에서 맡을 신선한 육류의 냄새. 포르티코 아래 숨어 있는 작은 카페에서 맛보았을 아마레토의 쓴맛.

"카르페 디엠," 그의 명언이 다시 떠오릅니다. 현재를 잡으세오. 지금 이 순간을 살아요.

고개를 들어 푸른 하늘을 바라보니, 렉터의 눈에 비친 피렌체가 보입니다. 완벽한 균형과 조화 속에 숨겨진 잔혹한 아름다움. 메디치 가문의 화려함 뒤에 감춰져 있는 피의 역사. 르네상스의 찬란한 빛 속에 숨겨져 있는 어둠의 그림자.

 

 

두 세계 사이에서

아르노 강변을 따라 걸으며, 저는 베키오 다리 위에 잠시 멈춰 섰습니다. 강물은 햇빛을 받아 반짝이다가도, 다리 아래서는 검은 그림자로 변하였습니다. 마치 렉터의 영혼처럼, 매혹적이면서도 위험한 이중성을 지닌 풍경이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피렌체의 어떤 면을 보고 계십니까?" 옆에 서신 노인분께서 문득 물었습니다. 그의 눈빛이 순간 렉터의 것과 겹쳐 보였습니다.

"아름다움과 공포 사이의 경계선을 보고 있습니다," 저는 대답했습니다.

노인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럼 선생님께서는 진짜 피렌체를 보고 계시는군요. 대부분의 분들은 그저 표면만 훑고 떠나지요."

노인은 천천히 걸어가 사라졌고, 나는 문득 그가 정말 존재했던 것인지 의심스러웠습니다. 

피렌체의 마지막 밤, 나는 렉터가 즐겨 찾았다는 작은 오페라 극장에 앉아 있었습니다. 푸치니의 '토스카'가 울려 퍼지는 동안, 나는 그가 왜 이 도시를 선택했는지 비로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피렌체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거대한 무대였습니다. 그리고 렉터는 이 무대 위에서 자신만의 오페라를 공연하였던 것입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나는 새로운 소설의 첫 문장을 적었습니다:

"피렌체는 당신을 보기 전에 당신이 먼저 피렌체를 봤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무엇을 보느냐에 따라, 이 도시는 천국이 되기도, 지옥이 되기도 합니다."

렉터의 피렌체는 제게 무엇을 가르쳐 주었을까요? 아마도 진정한 여행이란, 장소를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를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것임을. 그리고 때로는 가장 아름다운 곳에서 가장 어두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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