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태국 방콕, 그리고 행오버 2의 시작
비행기가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착륙하는 순간,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가로등의 불빛이 이국적인 색감을 뿜어내고, 그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오토바이들과 택시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밤을 가르고 있었습니다.
비행기 문이 열리자 후끈한 열기가 한순간에 몰려왔습니다. 뜨거운 공기 속에는 달콤한 열대 과일의 향, 거리 음식에서 배어나오는 고소한 숯불 냄새, 그리고 어디선가 희미하게 스며드는 향신료의 강렬한 기운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이곳이 태국임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곳은 바로 영화 행오버 2 (The Hangover Part II, 2011) 의 배경이 되었던 도시입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난장판을 벌였던 스투, 필, 앨런이 스투의 결혼식을 위해 태국으로 왔다가 예측할 수 없는 밤을 보내게 되었던 곳이기도 합니다. 조용한 리조트에서의 결혼식 계획은 한순간에 무너지고, 방콕의 미친 밤 속에서 기억을 잃고 헤매는 그들의 여정이 시작됩니다.
저는 그들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단순히 영화 속 촬영지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경험했던 혼란과 흥분, 그리고 잊지 못할 순간들을 그대로 느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Stu, you're a grown man. You don't have to answer to anyone."
"스투, 넌 이제 어른이야. 누구에게도 보고할 필요 없어."
2. 방콕으로 가는 길 – 영화 속으로 들어가는 첫걸음
1) 인천공항에서 방콕 이동 방법, 소요 시간 & 비용 정리 (2024년)
인천공항(ICN) > 방콕(BKK) 항공편 정보 (직항 기준)
구분 | 항공사 | 소요 시간 | 예상 편도 비용 | 왕복 비용(평균) |
대한항공 (KE) | 인천(ICN) → 방콕(BKK) | 약 5시간 30분 | 40~60만 원 | 80~130만 원 |
아시아나항공 (OZ) | 인천(ICN) → 방콕(BKK) | 약 5시간 30분 | 35~55만 원 | 75~120만 원 |
타이항공 (TG) | 인천(ICN) → 방콕(BKK) | 약 5시간 30분 | 40~60만 원 | 80~130만 원 |
LCC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에어아시아 등) | 인천(ICN) → 방콕(BKK) | 약 5시간 30분 | 15~35만 원 | 30~70만 원 |
가격 변동 요인:
- 성수기(여름, 연말연시, 태국 축제 시즌)**에는 가격 상승
- 비수기(5,10월 태국 우기 시즌)에는 저렴한 항공권 가능
- LCC(저가항공)는 위탁수하물 포함 여부 확인 필수
방콕 수완나품 공항(BKK)에서 방콕 도심 이동 방법
이동 수단소요 시간비용 (편도)특징
이동 수단 | 소요 시간 | 비용 (편도) | 특징 |
공항철도 (ARL, Airport Rail Link) | 약 30분 | 약 45바트 (1,800원) | 가장 저렴한 이동 방법, 막히지 않음 |
택시 (Meter Taxi) | 약 40~50분 | 약 300바트 (13,000원) | 짐이 많거나 밤늦게 이동 시 추천 |
공항 리무진버스 | 약 1시간 | 약 60바트 (2,500원) | 방콕 주요 호텔까지 이동 가능 |
추천 이동 방법:
- 혼자 여행 & 저렴한 이동: 공항철도(ARL) 이용 후 BTS(지상철) 환승
- 짐이 많거나 늦은 밤 도착: 택시 이용 (공항 공식 택시 카운터 이용 필수)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방콕 특유의 공기가 폐 속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밤공기가 피부에 달라붙었고, 공항 로비에는 관광객들의 흥분된 목소리와 "택시!"를 외치는 기사들의 목소리가 어우러지고 있었습니다.
공항에서 방콕 도심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밤 9시경, 저는 방콕의 진짜 밤을 느끼기 위해 택시를 타고 카오산 로드(Khao San Road)로 향했습니다.
3. 카오산 로드 – 방콕의 밤이 시작되는 곳
위치: Khao San Road, Bangkok
가는 방법: 수완나품 공항 > 택시로 약 40분
카오산 로드는 단순한 거리 이상이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스투와 친구들이 술을 마신 후 기억을 잃고 깨어난 장소, 방콕의 미친 밤이 시작되는 공간, 그리고 여행자들의 천국이었습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카오산 로드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함께 저를 맞이했습니다. 길거리는 여행객들로 가득했고, 불 쇼(Fire Show)가 펼쳐지고 있었으며, 저렴한 맥주를 든 사람들이 웃으며 어깨를 부딪히고 있었습니다.
저는 영화 속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 스투와 친구들이 술을 마신 후 카오산 로드에서 정신을 차리며 황당해하는 장면.
- 닉 캐서웨이(스투의 장인어른)가 이곳에서 스투를 찾아 헤매던 순간.
카오산 로드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이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길 한쪽에서는 태국식 길거리 음식이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었습니다.
🍹 추천 바 & 음료
- Bucket Cocktail (버킷 칵테일): 작은 양동이에 담긴 칵테일로, 영화 속에서도 등장한 대표적인 술입니다.
- Chang Beer (창 맥주): 태국 대표 맥주로, 습한 밤공기를 날려줄 시원한 한 모금이 일품입니다.
- 레게 바(Reggae Bar): 영화 속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바 중 하나입니다.
4. 레부아 호텔 – 영화 속 미친 밤의 중심
위치: 1055 Silom Rd, Bang Rak, Bangkok
가는 방법: 카오산 로드 > 택시로 약 20분
방콕의 스카이라인을 감상할 수 있는 레부아 호텔(Lebua at State Tower) 은 영화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 중 하나입니다.
호텔의 스카이 바(Sky Bar) 는 방콕 최고의 루프톱 바로, 63층 높이에서 도심의 불빛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영화 속에서는 주인공들이 이곳에서 난장판을 벌였지만, 현실 속의 스카이 바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세련되고 아름다웠습니다.
🍸 추천 칵테일
- Hangovertini: 영화 촬영 후 이곳에서 특별히 만든 칵테일로, 진, 로즈마리, 사과주스가 들어간 독특한 맛을 자랑합니다.
- Sunset Martini: 방콕의 야경을 감상하며 마시기 좋은 칵테일입니다.
행오버 2(The Hangover Part II), 방콕에서 사라진 기억을 찾아서
방콕의 밤, 영화처럼 길을 잃다
방콕의 밤은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 같았습니다. 낮 동안 쨍쨍한 태양 아래 조용히 잠들어 있던 도시는 해가 지자마자 거대한 심장을 가진 것처럼 박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거리에는 화려한 네온사인이 번쩍였고, 오토바이와 툭툭(삼륜차)이 거리를 질주하며 사람들의 목소리와 엔진 소리가 뒤섞인 기묘한 멜로디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저는 카오산 로드 한복판에 서 있었습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장면은 영화 행오버 2 (The Hangover Part II, 2011) 의 오프닝 장면이었습니다. 전날 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 채, 호텔방에서 황당한 모습으로 깨어난 필과 스투, 앨런. 그들은 방콕의 혼돈 속에서 사라진 기억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그들과 달리 저는 기억을 잃지는 않았지만, 영화 속 그 감정을 조금이라도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방콕에서 가장 혼란스럽고 뜨거운 거리, 카오산 로드로 향했습니다.
카오산 로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밤
카오산 로드에 도착하자마자, 온몸으로 느껴지는 열기가 다가왔습니다. 태국 특유의 습한 공기가 피부를 감싸고, 길거리 음식에서 피어오르는 구운 고기와 향신료의 냄새가 공기 중을 떠돌았습니다.
거리에는 술을 든 여행객들, 불 쇼(Fire Show)를 선보이는 퍼포머들, 전자음악이 울려 퍼지는 바(Bar) 들이 뒤섞여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야시장에서 협상을 벌이는 목소리가 들렸고, 다른 쪽에서는 거리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락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영화 속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 스투와 친구들이 술을 마신 후 정신을 차려보니 방콕 한복판에서 길을 잃고 있던 장면.
- 누구의 핸드폰인지도 모른 채 전화를 받고, 온갖 사건에 휘말리는 순간.
카오산 로드는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져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저는 한 바(Bar)에 들어가 영화 속에서 등장한 버킷 칵테일(Bucket Cocktail)을 주문했습니다. 작은 양동이에 담긴 칵테일은 보기만 해도 강렬했습니다. 얼음이 동동 떠 있는 위스키와 레몬, 달콤한 리큐르가 섞인 이 음료는 첫 모금만으로도 머릿속이 아찔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순간, 스투가 술을 마신 후 기억을 잃고 난장판이 된 밤을 떠올렸습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왜 여행을 떠나면, 이처럼 예측할 수 없는 순간을 원하는 걸까?"
레부아 호텔, 방콕의 밤을 내려다보다
카오산 로드의 열기를 지나, 저는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 중 하나인 레부아 호텔(Lebua at State Tower)의 스카이 바(Sky Bar) 로 향했습니다.
이곳은 행오버 2 속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이 펼쳐진 곳이었습니다. 스투와 친구들이 방콕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루프톱에서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던 그 장면. 영화 속에서 그들은 혼돈 속에서 실마리를 찾기 시작했지만, 저는 반대로 그 혼돈을 잊기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바람이 얼굴을 스쳤습니다. 방콕의 야경은 압도적이었습니다. 끝없이 펼쳐진 불빛, 도시를 가로지르는 짜오프라야 강, 그리고 저 멀리까지 이어진 고층 빌딩의 실루엣.
칵테일을 한 손에 들고 창가에 앉았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이곳에서 충격적인 순간을 맞이했듯이, 저도 이곳에서 여행의 또 다른 의미를 곱씹어 보았습니다.
"기억을 잃지 않더라도, 여행이 우리에게 남기는 건 결국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 아닐까?"
칵테일 한 모금을 넘기며, 방콕의 불빛이 흔들리는 것을 바라보았습니다.
방콕에서 사라진 기억을 찾아서
방콕은 혼돈과 열정, 그리고 감정이 뒤섞이는 도시였습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기 위해 방콕을 헤맸습니다. 저는 기억을 잃지 않았지만, 이 도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야말로 방콕을 제대로 경험하는 방법임을 깨달았습니다.
카오산 로드에서 맛본 낯선 음식, 스카이 바에서 바라본 밤의 불빛, 그리고 택시를 타고 목적지도 정하지 않은 채 흘러가던 순간들. 이 모든 것이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각들이었습니다.
"때때로 여행이란 기억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기억을 잃을 만큼 강렬한 순간을 만드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방콕에서의 밤은 끝났지만, 제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그 네온사인의 잔상이 남아 있었습니다. 마치, 다시 한번 그곳을 찾아가야만 할 것처럼 말입니다.
"We love to party."
"우린 파티를 사랑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