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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차이나(Indochine), 영화 속 베트남 하노이를 걷다! 햇살, 바람, 그리고 그날의 기억 1. 하노이, ‘인도차이나’의 시간을 품은 도시 1992년작 인도차이나 (Indochine) 는 단순한 로맨스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배 시절의 베트남을 배경으로, 엘리안(카트린 드뇌브)과 까미유(린 당 팜)의 삶과 사랑, 그리고 역사적 격변을 그려냅니다. 이 장대한 서사의 중요한 무대가 바로 ‘하노이’입니다.10년 동안 전 세계를 여행하며 영화 속 장소를 찾아다녔던 저에게 하노이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 시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문이었습니다. 인도차이나의 흔적을 따라 하노이를 여행하며, 영화 속 장면과 현실이 맞닿는 순간들을 기록했습니다. 그날의 하늘, 바람, 공기, 그리고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얼굴까지—마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생생했던 그 기억을 나누고자 합니다. 인.. 2025. 3. 10.
아멜리에 (Amelie Of Montmartre), 몽마르트 언덕에서 마주한 작은 행복 1. 몽마르트, 영화 같은 순간이 시작되다 "Sans toi, les émotions d’aujourd’hui ne seraient que la peau morte des émotions d’autrefois.""너 없이는, 오늘의 감정들은 과거 감정들의 바래버린 그림자일 뿐이야." 비행기에서 내려 파리의 공기를 마시는 순간, 나는 깨달았습니다. 파리는 단순한 도시가 아니라는 것을요. 이곳은 언제나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는 곳, 그리고 영화 아멜리에(Amélie, 2001) 의 마법 같은 분위기를 품고 있는 곳입니다.몽마르트로 향하는 길, 오래된 지하철이 흔들릴 때마다 창문 너머로 노란빛 가로등과 바람에 흩날리는 가을 낙엽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리고 지하철 2호선 Blanche 역 에 도착했을 때, 마.. 2025. 3. 9.
더 리더(The Reader), 베를린과 고슬라르에서 읽은 기억들 베를린의 공기 속에서 영화의 첫 장면을 떠올리다베를린에 도착한 순간, 나는 마치 영화 더 리더(The Reader, 2008) 속으로 걸어 들어간 기분이 들었습니다. 도시의 공기는 차가웠고, 오래된 건물과 현대적인 구조물이 공존하는 풍경은 이곳이 시간과 역사를 품고 있는 공간임을 상기시켰습니다.영화 속에서 소년 미하엘과 한나가 처음 만났던 그날도 이와 비슷한 날씨였을까요!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희미한 햇살이 건물 벽을 타고 내려오던 그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베를린이라는 도시 자체가 하나의 책처럼, 그 시대의 기억을 간직한 채 우리에게 읽히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이번 여행에서는 영화 속에서 한나와 미하엘이 스쳐 갔던 장소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되고 끝났던 공간을 따.. 2025. 3. 9.
말할 수 없는 비밀(Secret), 촬영지 대만 단수에서 영화 같은 순간을 걷다 1. 단수의 공기 속으로, 영화 속 첫 장면처럼공항에서 내려 처음 마주한 단수(淡水)의 공기는 신선하면서도 따뜻했습니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이곳은, 도시보다 조금 더 습한 공기가 느껴졌고, 해가 기울어질수록 바람은 점점 부드러워졌습니다. 눈앞으로 펼쳐진 강변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고요하고 아름다웠습니다.이곳은 바로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不能說的秘密, Secret, 2007) 의 주요 촬영지입니다.처음 단수를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장면은 영화 속 주걸륜(周杰倫)이 연기한 샹룬이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달리는 장면이었습니다. 따스한 햇살이 쏟아지는 오후, 강을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바람, 그리고 그 순간을 가득 채운 피아노 선율까지. 마치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온 듯한 느낌이 들었.. 2025. 3. 8.
블루 라군(The Blue Lagoon), 몰디브! 끝없는 푸른 바다 속으로 떠나는 여정 1. 블루 라군, 낙원 속에서 길을 잃다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 햇살은 물결에 반사되어 눈부시게 반짝였습니다. 공기 중에는 짭조름한 바닷바람이 가득했고,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는 마치 고요한 자장가처럼 귓가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저는 지금, 영화 블루 라군 (The Blue Lagoon, 1980) 의 촬영지인 피지(Fiji)의 터틀 아일랜드(Turtle Island) 에 서 있었습니다.이곳은 영화 속 리처드(크리스토퍼 앳킨스)와 에멀린(브룩 쉴즈)이 외부 세계와 단절된 채 살아가던 섬, 시간이 멈춘 듯한 푸른 낙원, 그리고 자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공간입니다.바다는 너무나 투명해서 바닥까지 훤히 보였고, 해변의 모래는 마치 실크처럼 부드러웠습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푸른 하늘과.. 2025. 3. 8.
행오버 2(The Hangover Part II), 방콕에서 사라진 기억을 찾아서 1. 태국 방콕, 그리고 행오버 2의 시작비행기가 태국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착륙하는 순간,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는 마치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가로등의 불빛이 이국적인 색감을 뿜어내고, 그 사이를 헤집고 다니는 오토바이들과 택시들은 저마다의 속도로 밤을 가르고 있었습니다.비행기 문이 열리자 후끈한 열기가 한순간에 몰려왔습니다. 뜨거운 공기 속에는 달콤한 열대 과일의 향, 거리 음식에서 배어나오는 고소한 숯불 냄새, 그리고 어디선가 희미하게 스며드는 향신료의 강렬한 기운이 섞여 있었습니다. 그 공기를 들이마시는 순간, 이곳이 태국임을 온몸으로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이곳은 바로 영화 행오버 2 (The Hangover Part II, 2011) 의 배경이 되었던 도시입니다. 라스베이거스.. 2025. 3. 8.